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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의원만 믿었는데" 대구 중남구 지방선거판 '안갯속'

21명 공천권 쥔 당협위원장…공석 되자 출마예정자들 당황
地選 8개월 앞두고 공천권자 사라지자 '혼란'…'현직 프리미엄' "강해질까, 없어질까" 촉각

지난 1일 대구 남구 곽상도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대구청년유니온 등 63개 단체 회원들이 아들의 50억 퇴직금 문제로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 의원에 대한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매일신문DB
지난 1일 대구 남구 곽상도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대구청년유니온 등 63개 단체 회원들이 아들의 50억 퇴직금 문제로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 의원에 대한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매일신문DB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국회의원이 사라진 대구 중남구 선거판이 안개 속으로 접어들었다. 중남구 지역구에서 처음으로 재선에 성공하며 입지가 굳었던 곽상도 의원이 아들의 화천대유 고액 퇴직금 논란에 휩싸여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의원직을 사퇴했기 때문.

주로 현직 지역구 의원이 맡는 당협위원장은 지방선거 공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다. 특히 중남구는 자치구 2개가 묶인 지역구인 탓에 당협위원장 1명이 구청장 2명, 시·구의원 19명 등 모두 21명의 공천권을 갖는다. 한 자치구에 두 개 이상 지역구가 있는 다른 곳보다 훨씬 많은 이들의 명운을 쥐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8개월 앞두고 난데없이 공천권자가 사라지자 출마 예정자들이 '날벼락'을 맞았다. 구청장 출마를 계획 중인 한 국민의힘 인사는 "현직은 물론 나 같은 출마예정자들도 미리 곽 의원과 교감을 해왔는데, 갑작스럽게 상황이 바뀌니 몹시 당황스럽다"고 털어놨다.

핵심은 결국 공천이다. 일찌감치 공을 들여온 곽 의원이 사퇴하면서 누가 새 당협위원장이 돼 공천권을 행사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현재 류규하 중구청장과 조재구 남구청장, 박우근·이만규·윤영애·홍인표 시의원이 모두 국민의힘 소속 현직으로 중남구 당원협의회에 몸담고 있다.

중남구 한 기초의원은 "새 당협위원장이 오면 그 분과 함께해온 사람들이 출마를 고려하면서 기존 선거판이 뒤흔들릴 수 있다"며 "특히 곽 의원과 호흡을 맞춰 성과를 만들어온 현직 단체장·기초의원 입장에서는 완전히 똑같은 조건에서 새로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답답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무소속 곽상도 의원이 아들의
무소속 곽상도 의원이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논란과 관련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반대로 '현직 프리미엄'은 더 강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누가 새 당협위원장에 취임하든 당장 내년 3월 스스로의 보궐선거를 준비해야하는 상황에서 '조직'을 갖고 있는 현직들을 무시하고 적극적인 공천권을 행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다른 기초의원은 "보궐선거를 몇 달 앞두고 갑자기 지역구 활동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조직이 살아있는 현직 광역·기초의원이나 단체장을 무시하기는 어렵다"며 "결국 함께 선거를 치르려면 현재 계시는 분들이 이어받아서 같이 선거운동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공석이 된 국민의힘 중남구 당협위원장 자리에는 조명희 의원(비례)과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등이 자천타천 거론된다. 지역 일각에서는 퇴임 이후 한동안 정치와 거리를 두고 활동해온 윤순영 전 중구청장이 주민들의 굳은 밑바닥 지지를 바탕으로 '화려한 복귀'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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