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국회의원이 사라진 대구 중남구 선거판이 안개 속으로 접어들었다. 중남구 지역구에서 처음으로 재선에 성공하며 입지가 굳었던 곽상도 의원이 아들의 화천대유 고액 퇴직금 논란에 휩싸여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의원직을 사퇴했기 때문.
주로 현직 지역구 의원이 맡는 당협위원장은 지방선거 공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다. 특히 중남구는 자치구 2개가 묶인 지역구인 탓에 당협위원장 1명이 구청장 2명, 시·구의원 19명 등 모두 21명의 공천권을 갖는다. 한 자치구에 두 개 이상 지역구가 있는 다른 곳보다 훨씬 많은 이들의 명운을 쥐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8개월 앞두고 난데없이 공천권자가 사라지자 출마 예정자들이 '날벼락'을 맞았다. 구청장 출마를 계획 중인 한 국민의힘 인사는 "현직은 물론 나 같은 출마예정자들도 미리 곽 의원과 교감을 해왔는데, 갑작스럽게 상황이 바뀌니 몹시 당황스럽다"고 털어놨다.
핵심은 결국 공천이다. 일찌감치 공을 들여온 곽 의원이 사퇴하면서 누가 새 당협위원장이 돼 공천권을 행사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현재 류규하 중구청장과 조재구 남구청장, 박우근·이만규·윤영애·홍인표 시의원이 모두 국민의힘 소속 현직으로 중남구 당원협의회에 몸담고 있다.
중남구 한 기초의원은 "새 당협위원장이 오면 그 분과 함께해온 사람들이 출마를 고려하면서 기존 선거판이 뒤흔들릴 수 있다"며 "특히 곽 의원과 호흡을 맞춰 성과를 만들어온 현직 단체장·기초의원 입장에서는 완전히 똑같은 조건에서 새로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답답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나 반대로 '현직 프리미엄'은 더 강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누가 새 당협위원장에 취임하든 당장 내년 3월 스스로의 보궐선거를 준비해야하는 상황에서 '조직'을 갖고 있는 현직들을 무시하고 적극적인 공천권을 행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다른 기초의원은 "보궐선거를 몇 달 앞두고 갑자기 지역구 활동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조직이 살아있는 현직 광역·기초의원이나 단체장을 무시하기는 어렵다"며 "결국 함께 선거를 치르려면 현재 계시는 분들이 이어받아서 같이 선거운동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공석이 된 국민의힘 중남구 당협위원장 자리에는 조명희 의원(비례)과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등이 자천타천 거론된다. 지역 일각에서는 퇴임 이후 한동안 정치와 거리를 두고 활동해온 윤순영 전 중구청장이 주민들의 굳은 밑바닥 지지를 바탕으로 '화려한 복귀'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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