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장통 겪는 삼성 최채흥…내려 놓으니 '최고의 피칭'

최 "강민호 형이 마음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는 조언 도움돼
나 자신에게 화가 나 눈물까지... LG전, 팀 동료들은 지금도 놀려

역투하고 있는 삼성라이온즈 최채흥. 삼성라이온즈 제공
역투하고 있는 삼성라이온즈 최채흥. 삼성라이온즈 제공

삼성라이온즈 최채흥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공식브리핑룸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우정 기자
삼성라이온즈 최채흥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공식브리핑룸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우정 기자

삼성라이온즈 투수 최채흥은 내려놓은 연습을 하고 있다.

최채흥은 지난해 데뷔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6경기에 나서 첫 두 자릿수 승수(11승)를 올렸고 토종 투수 중 평균자책점 3.58로 1위를 찍었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옆구리 부상을 당해 제때 출발하지 못했고, 복귀 후에도 좀처럼 페이스를 끌어 올리지 못했다.

최채흥은 "스스로 기대를 많이 했다. 작년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가 컸는데 생각만큼 몸이 안 올라와서 마음이 조급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각만큼 성적이 오르지 않던 시즌 중반 무렵 (강)민호 형이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 작년에 잘한 거 알지만 지금 당장 안 되는데 어떻게 하냐. 마음 편하게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이런 시기가 있어야 다음에 더 잘할 수 있다'라고 조언을 해 주셨고, 마음가짐도 달리했다"라고 덧붙였다.

조언이 결과적으로 효과를 봤다. 최채흥은 지난 9월 26일 NC다이노스전에서 올해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8이닝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뿌렸다. 한계 투구 수 100구를 넘긴 상황에도 끝까지 마운드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한구 한구 집중했다.

그는 "경기 초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점수를 주지 않으니 스스로도 좀 놀랐다"며 "후반 들어 공이 제대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운이 좋았다. 삼진 잡는 능력이 부족해 수비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하는데 형들이 잘 도와줘서 결과가 좋았다"고 했다.

앞서 다른 의미(?)로 주목을 끌었던 경기가 있었다. 지난 9월 15일 LG트윈스전에서 5회 투런 홈런을 맞고 덕아웃에 돌아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중계방송에 잡혔다.

최채흥은 "순위 싸움에 있어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했다. 팬들도 많이 오셨고 나름 기대가 컸다"며 "LG 선발 케이시 켈리와 맞붙어 이긴다면 평가가 더 좋아질 거라 기대했는데 실투 하나가 나왔고, 자신에게 화가 많이 났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팀 동료들은 놀리기 바빴다. (박)해민이 형이 경산에서 재활군 훈련을 마치고 라팍에 와서 '왜 우냐. 그게 울 일이냐'고 놀렸다. 지금도 놀리고 있다"고 웃었다.

지난해 최채흥의 두 자릿수 승수를 지켜본 동료 원태인은 올해 자신도 그 목표를 넘고 싶다고 했고, 현재 13승으로 목표를 달성했다. 최채흥은 "태인이는 겨울 동안 정말 열심히 운동했다. 같이 훈련하며 봤는데 뭔가 달라 보였다. 계속 잘 해낼 것"이라고 격려했다.

올해 삼성은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최채흥은 "후반기 들어 페이스가 좋아지고 있다. 데뷔 첫 포스트시즌 선발로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름 기대가 크다.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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