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장동 의혹에도 與는 '어대명'…野 경선에 미칠 영향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서울지역 공약 발표에 앞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서울지역 공약 발표에 앞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예비후보가 2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도 절반을 훌쩍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본선 직행' 9부 능선에 도달했다. 야권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집중 공세에도 이 후보 대세론에 흠집조차 나지 않는 상황이 도리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판세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권리당원과 대의원들이 이 후보로 결집한 배경으로 야권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공세를 꼽는다. 국민의힘에서 이번 의혹을 '대장동 게이트'로 규정하며 이 후보에게 화살을 돌리자 이를 민주당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이른바 '이재명 지키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의혹이 불거진 후로 야권에서는 "이재명 게이트" "제2의 조국 사태" "구린내가 펄펄 나는 역대급 개발 비리 사건" "단군 이래 최대 토건 비리 사건" "가면 확 찢겠다" 등 거친 표현을 써가며 이 후보를 공격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야권의 '대장동=조국' 프레이밍이 여권 내부에 '이재명 지지=적폐와의 싸움'이라는 공식과 함께 '여기서 밀리면 본선도 위태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으로 대장동 의혹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유동성을 키웠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국민의힘 경선은 지지율 1위인 윤석열 예비후보를 홍준표 예비후보가 맹추격하는 양상이긴 하나 특정 후보 쏠림 현상이 약하다. 여기에 여권과 달리 윤석열 후보 지지세의 뿌리도 공고하지 않은 편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윤 후보 부친이 대장동 의혹의 핵심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 씨 측에게 집을 판 사실이 드러나면서 당내 경쟁 주자들의 비판 강도가 세지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엎치락뒤치락하는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3일 홍 후보는 부산에서 "화천대유 연루설이 나오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는 윤석열 후보의 검찰 대부"라면서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김만배 씨 누나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골목에 있는 윤 후보 부친의 집을 산 것은 사전 조율없이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홍 후보는 "비리 덩어리인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비리 의혹이 있는 후보가 나와서는 잡기 어렵다"고 비난했다.

홍 후보는 또 지난달 28일 TV토론회에서도 윤 후보를 향해 "대장동에 그렇게 악취가 났는데 검찰총장일 때 몰랐느냐"며 "몰랐으면 무능한 것"이라고 공격했다.

국민의힘 주자 중 한 명인 유승민 예비후보도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박영수의 친척이 김만배로부터 100억원을 받은 것도 우연이고, 윤석열 후보 아버지의 집을 김만배의 누나가 매입한 것도 우연의 일치냐"며 "우리나라 인구가 얼마나 많은데 어떻게 확률 5천만분의 1의 우연이 계속 일어나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윤 후보는 다수 여론조사에서 당내 지지율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경쟁 후보들을 압도하진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장동 의혹에 대한 당의 대처 방식과 수사 결과에 따라 국민의힘 경선은 희비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특히 윤 후보에게 좋지 않은 구도가 될 공산이 크다"면서 "윤 후보가 대선 출마 선언 때 내건 가치는 '공정'이었다. 이번 의혹이 경우에 따 윤 후보의 명분을 훼손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