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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미분양 악몽' 다시 오나…전월 대비 1217가구 증가

2015년 이후 5년만에 2천가구↑…미분양 급증 불가피
특정 지역, 특정 면적 쏠림…"위험한 수준 아니다"

대구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매일신문 DB
대구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매일신문 DB

대구의 아파트 미분양 '악몽'이 다시 찾아올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분양 무덤이라 불렸던 대구에 다시 공급 과잉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다만 현재 대구 미분양 상황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현재 대구 미분양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처럼 동시다발적으로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지역, 특정 면적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미분양 악몽

대구 미분양 공동주택이 급증했다. 국토교통부가 1일 발표한 '8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대구 미분양 공동주택은 2천365가구로 전월(1천148가구) 대비 1천217가구(106.0%) 증가했다.

8월 대구 미분양주택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미분양주택이 7월 1만 5천198가구에서 8월 1만 4천864가구로 감소(역대 최저)한 것과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구발 미분양 '무덤' 재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대구 아파트 분양시장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사상 최악의 미분양 사태를 경험했다.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로 지역 기반 건설사들이 무너진 이후 2000년대 들어 수도권 기반의 건설사들이 대구 아파트 건설에 경쟁적으로 나선 영향이다.

2006년 하반기부터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공급 과잉으로 아파트값도 꺾이기 시작했다. 2008년 12월 기준 대구 미분양은 2만1천379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미분양을 기록했다.

대구 미분양은 2011년 12월 8천672가구로 꺾인 이후 2016년 12월(915가구)에는 1천 가구 미만까지 떨어졌다.

◆미분양 악몽 재현?

일각에서는 대구 아파트 미분양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근거는 '공급 과잉'이다. 국토교통부와 대구시 등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대구 분양 시장에는 연평균 2만 가구가 넘는 역대급 물량이 쏟아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 3년간 대구 아파트 입주가 봇물을 이룬다.

연도별 입주 예정 물량은 2021년 1만5천904가구, 2022년 2만935가구, 2023년 3만1천965가구로, 대구 연평균 입주 물량 1만4천여가구를 훨씬 초과한다.

1차 고비는 다음달이다. 11월 대구 입주 예정 물량(5천282가구)은 5천가구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공급 과잉 측면으로만 보면 2008년 금융위기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올 연말이면 미분양 사태에 대한 보다 정확한 진단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미분양 우려는 시기상조"

현재 대구 미분양 상황만 놓고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할 정도의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8월 현재 대구 미분양은 2천365가구로, 이가운데 69.2%가 동구에 몰려 있다. 이어 북구 327가구, 중구 193가구, 수성구 186가구의 순이다. 달성군은 21가구, 달서구는 1가구에 불과하다.

또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대구 미분양주택은 8월 현재 125가구로 전월보다 12가구(8.8%) 오히려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입주 예정자들이 실거주를 포기하고 입주하지 않아 준공 후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현재 입주량이 늘어나고 있는 곳은 수성구, 달서구, 동구 등에 국한돼 있다"며 "대구 분양·입주 시장이 공급 과잉 국면은 맞지만 지나친 우려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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