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분선생 신국진의 신나는 생활낚시] 외수질 낚시

바닷속 모든 어종 낚는 재미 쏠쏠하네

서울에서 왔다는 이름을 밝히는것을 꺼려하는 아버지(오른쪽)와 아들이 낚아올린 참돔을 들어보이고 있다.
서울에서 왔다는 이름을 밝히는것을 꺼려하는 아버지(오른쪽)와 아들이 낚아올린 참돔을 들어보이고 있다.

날이 밝은후 첫수로 대광어를 낚아올린 경기도 하승준씨
날이 밝은후 첫수로 대광어를 낚아올린 경기도 하승준씨

바다 선상낚시 중 외수질 낚시란 것이 있다. 잘못 이해하면 '다잡아' 낚시로 오해할 수 있을 정도로 바다에 있는 모든 어종을 낚을 수 있는 낚시 방법이다. 살아있는 생새우를 미끼로 사용하는 낚시로 채비의 운용 방법에 따라 다양한 어종을 낚아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10월 첫째 주의 시작인 지난 1일 저녁 전북 부안군 격포항으로 출발했다. 3주 전쯤 낚싯배를 예약해 놓았다. 올 한해가 가기 전 이번 출조가 외수질 낚시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기에 마음을 부여잡고 출조하기로 했다. 외수질 낚시는 인천, 격포 등 서해와 여수, 고흥의 남해권에서 이루어지고 보통 4월 중순에 시작해 11월 중순에 마무리한다.

외수질낚시 출항 준비중인 격포항의 낚싯배
외수질낚시 출항 준비중인 격포항의 낚싯배

◆외수질 낚시 시즌, 78cm의 대형광어

5월과 6월의 경우 격포항 외수질낚시로 민어를 대상으로 즐기려는 낚시인이 많았다면, 이번 출조에는 대부분 문어낚시나 주꾸미, 갑오징어 낚시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외수질 낚시의 본격적인 가을 시즌을 맞아 선장이 포인트를 어디에 대주는가에 따라 대상 어종이 달라질 수 있다. 요즘 군산 비응항에서 출항하는 외수질 낚싯배에서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대 광어(70cm 이상의 크기)가 호조황으로 나온다는 소식도 들었던 터라 이날 우리 일행이 탄 배에서도 대 광어를 만날 부푼 기대를 안고 출항했다.

이른 새벽 4시에 출항해 40분 정도 달려 포인트에 도착하니 주변은 칠흑같은 바다만 보이고 배에서 조명을 밝혀주지 않으면 낚시채비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숙련된 낚시인들의 손놀림으로 채비를 마친 낚시인이 하나둘씩 생새우를 달고 채비를 바다에 던져 넣고 낚시를 시작한다.

이렇듯 현장에 도착했을 때 어둠이 가시지 않으면 밝을 때 사용하는 채비와 같은 것을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버림 봉돌을 축광 봉돌로 사용하면 입질 받을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작은 미니 집어등을 버림 봉돌에 같이 달아 주면 더욱 효과가 좋다. 어느덧 날이 밝아오고 낚시인들의 얼굴에는 다양한 표정들이 담겨 있다. 옆 사람과 도란도란 얘기하며 즐거워하는 모습과 웃음소리, 낚싯대의 초릿대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긴장하고 있는 모습, 또 다른 이는 격포 다도의 풍경이라도 즐기듯 낚싯대는 그냥 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필자는 다양한 낚시꾼들의 표정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런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데 배의 중간 부분에서 "어 어 이거 바닥 아닌데요. 올라온다!!" 하는 큰 소리가 들려온다. 낚싯대 휨새가 크다. 초릿대가 물에 빨려 들어갈 정도로 심하게 휜 낚싯대, 릴링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겨우겨우 힘들게 한 바퀴씩 감아올리는 모습으로 봐서 큰 사이즈의 물고기가 올라오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차고 나가는 느낌이 없다.

큰 문어인가 아니면 대광어인가 하고 고민을 하는데... 수면위로 78cm의 대형광어가 올라왔다. "어휴 정말 힘들게 올렸습니다. '쿵'하는 입질하는 느낌을 받고 챔질을 했는데, 낚싯대가 꿈적도 않더라고요 그래서 바닥에 걸린 줄 알고 채비를 터트릴 생각으로 세게 당기며 버티고 있는데 무언가가 떠오르는 느낌을 받았지요. 그때부터 긴장하며 릴링을 하는데, 이렇게 힘들게 릴링한 것은 제가 낚시를 시작하고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좋은 사이즈의 대형 광어를 만나 즐겁고 행복합니다". 첫수를 대광어로 낚아 올린 하승준 씨의 얼굴에는 흐뭇한 표정이 역력했다.

60cm를 넘긴 가을 민어를 낚은 필자
60cm를 넘긴 가을 민어를 낚은 필자

◆외수질 낚시방법

외수질 낚시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하지만 이 간단함을 모르고 물고기를 낚아 올리다 터트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쿵' 하는 입질이든 '툭'하는 입질이든 '톡'하는 입질이든 어떠한 형태로 입질이 들어오면, 강하게 챔질을 먼저 하는 것이 좋다.

수심도 꽤 깊고 대상어의 입에 바늘을 집아 넣으려면 살살 챔질해서는 히트를 한다해도 올리다가 떨구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릴링은 천천히 같은 속도로 일정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마음이 급해 빠르게 릴링하다가 점점 힘이 떨어져 릴링이 느려지거나 또 빨라진다면 이 또한 대상어를 올리다 떨굴 확률이 높다.

요즘에 FTV 같은 낚시방송에서 전문 낚시인의 낚시 모습이 멋있어 보여 그것을 따라 하려고 상황에 맞지 않게 펌핑(낚싯대를 들었다 놓았다, 혹은 몸을 앉았다 일어나는 행동)을 하면 이 또한 어렵게 입질받고 히트한 대상어를 떨굴 수 있다. 히트하면 흥분한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이성적으로 천천히 릴링하면 좋은 대상어를 만날 수 있다.

필자에게도 입질이 아주 약하게 들어왔다. 챔질할 것을 찰나의 순간에 고민을 할 정도로 약한 입질이 들어와서 강하게 챔질을 했더니 묵직한 느낌과 바로 차고 나가는 느낌이 아주 크지는 않지만, 중간 이상의 민어 아니면 농어라는 느낌을 받아 릴링을 조심스럽게 했다. 요즘 시기에도 60 이상 70~80cm 되는 민어나 농어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는 내용도 알고 있기에 천천히 신중하게 릴링을 하고 올려보니 63cm의 민어다. 가을에 이러한 사이즈의 민어를 만난 것이 기뻤다.

◆ 아들과 함께 즐기는 바다낚시

이날 유독 눈에 들어오는 두 명의 일행이 있었다. 필자의 옆자리에서 서로 낚시를 하는데, 많은 얘기를 주고받는 것 같지도 않고 젊은이는 본인보다 눈에 띄게 작은 분에게 신경을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왠지 모를 거리감과 어려움, 이런 것이 느껴졌다. 이분 중 덩치가 작은 분이 물고기를 걸어 힘들게 릴링하는데 라인이 뻗는다. 이렇게 라인이 뻗으면 사이즈가 좋을 확률이 높고 자칫 방심하면 바늘털이를 당하기도 한다.

다행히 경륜이 있으신 것 같아 잘 제압해서 올리고 있는데, 옆에 있는 덩치 있는 젊은이도 히트했다. 어! 이놈도 사이즈가 만만치 않게 느껴진다. 드랙소리가 심하게 들리고 낚싯줄이 사정없이 뻗어 나간다. 이때 이 두 분의 관계를 알았다.

젊은이보다 왜소한 분이 젊은이에게 "아들,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계속 핸들을 돌려, 빠르게 하지도 말고 천천히 꾸준히...". 물고기와 한참을 싸우고 있다. 낚싯줄이 풀리고 감기기를 여러차례 부자가 한참 손맛을 진하게 보고 올린 것은 낚시인이 '빡아'라고 부르는 대형 참돔을 각각 올렸다.

"어렵게 시간을 맞춰 아들과 바닷바람 쐬러 나왔어요.아들과 함께 나와 좋은 마음이라, 물고기는 못 낚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지금까지 우리 부자가 한 마리도 낚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행복했는데 이렇게 사이즈 좋은 참돔 두 마리가 우리에게 오는 행운이 있네요! 세상 참 신기합니다. 저도 낚시를 오래 했는데 이런 경험은 처음이네요.용왕님이 아들과 왔다고 선물 주신 느낌입니다"라며 기뻐했다.

높은 가을하늘의 멋있는 바다 풍경도 감상하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 바다의 광어, 농어, 민어등 사이즈 좋은 어종의 손맛을 진하게 보려면, 지금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연락해서 출조 계획을 함께 잡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 좋을 듯하다.

한국낚시채널 FTV 제작 위원

㈜아피스 홍보 이사 신국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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