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이나 이어진 불매운동으로 대리점 업주들 피해가 큰 남양유업이 매각을 통해 위기를 벗어나려다 최근 계획을 번복하는 등 '갈 지'(之)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제3의 매각 대상을 찾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남양스럽다'라는 말을 들어봤느냐. 생각이 바뀌어서 계약 취소하고 임의대로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남양스럽다고 한다"고 지적하자 거듭 "죄송하다"며 이같이 답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5월 지분 37만여 주(약 53%)를 한앤코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남양유업이 매각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돌연 미루면서 '매각 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홍원식 회장은 지난달 1일 매각 계약 상대방인 한앤코에 주식매매계약(SPA) 해제를 통보했다. 거래 종결 전부터 인사와 경영에 개입하는 등 '남양유업의 주인 행세'를 해 신뢰관계가 무너졌다는 이유다.
홍 회장은 "제 잘못을 인정하고 이를 돌파하는 길이 제 나름대로는 회사를 M&A 해서 매각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전에 상대방 회사와 한 여러 합의사항이 잘 이행이 안 돼 이렇게 지연이 되고 소송을 하고 있으나 빨리 마무리 짓고 모든 구성원이 혜택을 보도록 하기 위한 가장 적합한 제삼자를 찾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회장은 소송이 길어지면 종업원과 축산농가, 대리점, 투자자 등이 더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렇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남양유업 불매운동으로 인한 대리점 피해 문제도 제기됐다.
1964년 설립된 남양유업은 현재 국내 유업계 2위다. 지난 2013년 대리점에 대한 '제품 밀어내기' 등 갑질 사태와 경쟁사 댓글 비방 등으로 인한 불매운동 여파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자사 제품은 물론이고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PB제품에까지 '남양' 로고를 지우거나 최소화하며 이미지 변신을 꾀했지만 통하지 않는다.
외조카 황하나 씨의 마약 투약,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억제 효능' 주장까지 약 8년간 각종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홍 회장이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말한 것과 달리 두 아들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경영 쇄신 의지가 있는지 의문도 나온다.
이와 관련,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남양유업 불매운동으로 인한 대리점 피해를 지적하면서 "표준계약서에 따라 대리점이 계약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홍 회장은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면서도 "경쟁사와 비교해서 우리의 계약조건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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