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메이드 인 대구 로봇] <5>방사능 다루는 로봇, '원격조종기'

마스터 암-슬레이브 암 움직이며 사람 손으로 다루는 것과 같은 효과
의료현장, 원전 해체사업 등 수요처 급증 예상

전북 정읍 첨단방사선연구소에 설치된 월성티엠피 원격조종기. 월성티엠피 제공
전북 정읍 첨단방사선연구소에 설치된 월성티엠피 원격조종기. 월성티엠피 제공

원격조종기(manipulator)는 격리된 공간 '핫셀' 내부의 방사성 물질을 취급할 때 필요하다.

핫셀에 설치된 원격조종기는 마치 사람이 손으로 직접 다루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도록 하는 고도의 정밀도와 빠른 응답성이 요구된다.

원격조종기는 핫셀 외부에서 운전자가 조작하는 마스터 암(Master Arm)과 핫셀 내부에서 움직이는 슬레이브 암(Slave Arm)으로 구성된다. 마스터 암에는 운전자가 조작하는 손잡이가 부착되고 슬레이브 암에는 실제 작업을 담당하는 집게가 붙는다.

마스터 암과 슬레이브 암은 같은 조건에서 1대 1 비율로 움직이기 때문에 운전자가 쉽게 조작할 수 있는 원리다.

원격조종기는 방사능이나 동이원소를 이용하는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필수 장비다. 사용 후 핵연료 처리 시설, 방사성 폐기물 처리 시설, 산업용·의학용 동위원소 생산 시설 등에서 필요하다.

국내에선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비롯해 방사선과학연구소, 영남대의료원 등 대학병원에 설치돼 있다.

향후 활용 분야도 다양하다.

의료 분야에선 검진 및 치료용 핫셀 시설이 많아지고 있다. 사용 후 핵연료에서 덜 타고 남은 우라늄을 추출해 발전소 연료로 재활용하는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 시설에도 필요하다. 또 수명이 다한 원자력발전소 철거에 따른 방사성 폐기물 처리를 위한 시설이 시급한 시점임을 감안하면 국내외 원격조종기 수요는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원격조종기는 사용처가 제한적이라 일부 국가에서만 생산된다. 제한적인 생산처로 인해 국내에서는 해외 제품을 높은 가격에 수입해 사용하고 있고, 수리에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실정이다.

한국에서는 월성티엠피가 구조설계에서 부품·완제품 제작까지 직접 수행하며 국산화 역할을 하고 있다.

정평웅 월성티엠피 대표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구학적 시스템을 최적화해 작업자 안전을 지키고 편리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원격조종기를 생산·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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