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문 정권의 ‘미친 짓’

정경훈 논설위원
정경훈 논설위원

1937년 집권한 영국 총리 체임벌린은 1938년 독일로 날아가 히틀러와 3차례 회담을 했다. 유럽이 평화를 유지하느냐 전쟁으로 가느냐를 가늠하는 관건으로 떠오른 체코슬로바키아의 독일인 다수 거주 지역 주데텐란트의 자치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체임벌린은 히틀러에 대한 일방적 양보로 일관했다. 히틀러는 하나를 들어주면 요구 조건을 올려 새로운 요구를 했고 이를 들어주면 다시 그렇게 했다.

1938년 9월 15일 독일 바바리아의 베르히테스가덴에서 열린 1차 회담에서 체임벌린은 유럽의 긴장 완화라는 전반적 문제부터 다루고 주데텐 자치라는 세부적 문제로 옮겨가려고 했다. 그러나 히틀러는 체임벌린의 허를 찔렀다. 주데텐 자치가 아니라 독일로의 할양을 요구했다. 이는 새로운 상황 전개였기 때문에 체임벌린은 각료와 상의해 봐야 한다며 회담을 끝냈어야 했다. 그러나 체임벌린은 히틀러의 요구가 문제가 없다며 수용했다.

이후 9월 22일부터 23일까지 라인강 근처 고데스베르크에서 열린 2차 회담, 프랑스의 달라디에 총리와 이탈리아의 무솔리니까지 참석한, 9월 29일부터 30일까지 뮌헨에서 열린 3차 회담에서 히틀러는 요구 조건을 더욱 높여 조속한 할양을 요구했다. 체임벌린은 체코 정부의 강력한 반발을 무시하고 이를 들어줬다.

이에 대해 처칠은 하원 연설에서 이렇게 비판했다. "처음에 상대는 권총을 뽑아 들고 1파운드를 요구했다. 그걸 주니까 또다시 총을 꺼내 들고 2파운드를 요구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독재자는 1파운드 17실링 6펜스만 받고서 나머지는 미래에 대한 호의의 약속이라고 둘러댔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초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허버트 맥매스터가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 대북 제재 완화 요구 등 문 정부의 임기 말 대북 유화 정책을 '미친 짓'(Insanity)이라고 비판했다. "아인슈타인의 정의에 따르면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 미친 짓"이며 "북한과 관련해서는 그저 대화를 시작하는 특권을 누리려고 북한에 양보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관점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은 핵 무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는데 대북 제재 완화와 무조건적 대화를 주장하는 문 정권은 미쳤다. 처칠이 봐도 똑같은 소리를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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