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4범 대통령 후보?…어떤 일이 일어나도 별로 놀랍지 않을 비정상적 대한민국!
문득 생각해보니, 참 희한하고 기가 막히면서도 공교로운 일입니다.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대선후보 선두 주자들이 점차 좁혀지고 윤곽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집권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은 사실상 이재명 후보(경기지사)의 승리가 확실해 보입니다.
문제는 이번 경선 승리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민주당 대선 후보 '확정'으로 이어질지, 설사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다고 하더라도 대통령 선거 본선을 완주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대장동 게이트'의 여파입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성남시장 시절 벌어진 대장동 게이트 이외에 위례신도시, 백현동 부지 특혜 의혹 등 유사한 비리 의혹들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습니다. 향후 어떤 놀라운 일이 생겨나더라도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만큼 현재의 대한민국은 '비정상'입니다.
집권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가 전과 4범이라는 것부터 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일상의 삶 속에서 사소한 실수나 부주의 등으로 생겨난 가벼운(?) 전과도 아닙니다. 알려진 이재명 경기지사의 범죄는 죄질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습니다.
'무고 및 공무원자격사칭'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공용물건손상' '선거법 위반' 등입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무원사칭은 2002년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을 취재하던 방송국 PD가 김병량 성남시장과 통화하면서 검사를 사칭하고 대화를 녹음한 사건입니다. 이재명 지사는 당시 PD를 도운 혐의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또 2004년에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습니다. 당시 성남시 시립병원 설립조례 제정을 두고 설립추진위원회와 시의원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자 성남시의회는 위원회 소속 시민들을 고발했습니다. 이 때 시립병원 설립운동대표였던 이재명 지사도 함께 처벌 대상이 되었습니다. 2010년에는 성남시장 선거 당시 지하철역에서 명함을 배포한 혐의로 기소돼 처벌을 받았습니다.
이재명 지사의 전과에는 면허취소 기준을 넘었다는 논란을 빚은 음주운전과 '친형 강제 입원 의혹' 사건은 빠졌습니다. 친형 강제 입원 논란과 관련해서는 2018년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으나 2심에서 벌금 300만원의 경기지사 당선 무효형이 선고되면서 위기를 맞았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로서는 다행스럽게도 지난해 대법원이 사건을 무죄 취지로 돌려보내면서 파기환송심을 거쳐 최종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유리한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권순일 대법관은 이후 변호사법을 위반하면서 대장동 게이트의 핵심 회사인 화천대유 자문을 맡았고, '50억 클럽'에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논란과 비난의 중심 인물이 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지난해 7월 당시 권순일 대법관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친형 강제 입원 등과 관련한)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 때 유무죄 의견이 5대5로 갈린 상황에서 무죄 의견을 냄으로써, 이재명 지사가 경기지사직을 유지하고 민주당의 대선 경선에도 출마할 수 있는 길을 터 주었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권순일 전 대법관은 '정치 생명의 은인'인 셈입니다. 만일 이재명 경기지사는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대권(大權)을 차지한다면 권순일 전 대법관은 명실공히 '특등공신'이 될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처럼 중차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대장동 게이트의 핵심인 김만배(화천대유 및 천화동인 1호 소유주) 씨가 무려 8차례나 권순일 대법관을 방문했습니다. "이발하러 갔다" "후배 기자들 만나러 가면서 권순일 대법관 이름을 적었다"는 등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변명을 하지만 그 말을 곧이 들을 국민은 별로 없습니다.
▶대법관의 재판거래 의혹까지 연결된 대장동 게이트…검사 출신 야권 대통령 후보가 해결할까?
'대법관을 방문할 경우 반드시 그 대법관에게 확인하는것'이 대법원의 기본 절차라고 합니다. '권순일'이라는 대법관 이름을 함부로 팔아 대법원 건물로 들어갈 수 없다는 뜻입니다. 대장동 게이트의 핵심 인물 김만배 씨와 권순일 대법관이 만난 날이 이재명 경기지사 사건이 전원합의체로 회부되기 전날과 전전날, 그리고 이재명 경기지사 사건 선고일 이튿날이라는 점도 '기묘'합니다.
김만배 씨를 매개로 한 이재명 경지지사 측과 권순일 대법관 사이의 '재판거래' 의혹 제기는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의심입니다. 특히 권순일 대법관은 이재명 경기지사 사건과 유사한 과거의 사건에는 '유죄'를 선고했지만, 이번에는 입장을 180도 확~ 바꿔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재판거래 의혹의 근거는 또 있습니다. 당시 김만배 씨의 부동산개발회사 화천대유는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주도한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해 수천억원의 이익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이런 회천대유는 이재명 지사의 선거법 위반 사건 2심 판결문에 3차례나 언급되어 있습니다. 권순일 대법관이 이재명 경기지사와 감만배 씨, 그리고 화천대유의 관계를 몰랐을 리 없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대장동 게이트 관련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고 그 주변의 관련 사건으로 확산할 경우 이재명 경기지사 측에 얼마나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지조차 힘든 '엄중한' 상황입니다.
'음주운전 기록' 하나만으로도 공무원 승진이 좌절되는 것이 우리나라 공직사회의 일반적 상식적 기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범죄 전과 4범에다, 국민적 분노를 일으키고 있는 '초대형 권력형 비리 게이트'의 주범 의혹을 받으면서 '재판거래 의심'까지 더한 인물이 대통령 후보로서 높은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적인 나라와 국민은 아닙니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임을 부인할 수도 없습니다. 어쩌다가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개인적 이익(돈·권력)을 위해서라면 악마에게도 쉽사리 영혼을 팔고 당당하고 뻔뻔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었는지 가슴이 답답할 뿐입니다.
공교로운 것은 8일 발표된 제1야당 국민의힘 2차 경선 결과입니다. 최종 경선에 진출한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4명의 후보 중 3명(홍준표·윤석열·원희룡)이 범죄자 때려 잡는 '검사(檢事)' 출신입니다.
특히 범야권 최종 후보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은 홍준표, 윤석열 후보는 그냥 '검사 출신'이 아니라, 한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검사 중의 검사'로 이름을 날린 인물입니다.
윤석열 후보는 권력형 비리와 범죄를 단죄하는 대표적 '특수통' 검사로서, '항상 최고 권력을 향해 칼날을 겨누어야 한다'는 운명 탓에 이런 저런 우여곡절과 고초를 겪었습니다. 이념과 진영에 따라 평가가 엇갈리기는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사로선 최고의 자리인 검찰총장을 지냈습니다.
홍준표 후보 역시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인기 드라마 '모래시계'의 모델이 되었다는 설(說)이 있을 정도로 '조폭' 담당 검사로서 명성을 날렸습니다. 이런 저런 눈치 안 보고, 조직 폭력배의 세상과 다름없는 '아수라 정치판'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그런 기질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리하다 보니, 어쩌면 내년 대통령 선거는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범죄자를 쫓는 검사와, '아수라' 세상의 주인공인 조폭과 범죄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켜내기 위해 생사를 건 사투를 벌이는 오징어 게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재명 구속될 수 있다?" Vs." 대장동 사업은 박수받을 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설훈 의원은 10일 "상식적으로 볼 때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지금 배임으로 구속돼 있고, 그 위에 있는 시장(당시 이재명)이 설계했다고 본인 스스로 이야기 했다"면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구속' 가능성을 거론해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그러면서 "만일 사안이 그렇게까지 된다면 민주당으로서는 재집권에 절체절명의 위기가 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반면에 이재명 캠프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대장동 개발에서) 성남시가 우선적으로 가져간 5천억원을 생각하면, 액수로도 비율로도 전무후무한 (성공한) 사업이다. 회계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구조를 굉장히 치밀하게 잘 짠 것"이라면서 오히려 자화자찬을 했습니다.
민간개발업자 몇몇에게 1조원에 육박하는 이익을 안겨준 '대장동 게이트'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공분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성공적 사업이라면서 '자화자찬' 하는 이재명 캠프의 수석대변인이 경악스럽기는 합니다만, 이것이 '현재 집권 민주당의 분위기이고 대세'라는 현실은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당의 송영길 대표 역시 대장동 의혹에 대해 대선 후보 경선 이후 당 차원의 총력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대장동 사업에 대해) "박수받을 일"이라고 했습니다.
온 나라를 뒤흔들고 민주당 내에서조차 '입장'이 엇갈리는 대장동 게이트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반응이 궁금한 것은 당연합니다. 청와대는 5일 대장동 의혹에 대해 "엄중하게 생각하고 지켜보고 있다"고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참모진과의 회의에서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민 분노가 크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분노가 크다'고 인정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와 민주당 수뇌부가 "성공적 사업" "박수받을 만한 일"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 할 말이 없습니다. 뭔가 자연스럽지 못한 상황이 여권 내에서 일어나는 느낌입니다.
친(親) 문재인 정권 성향의 단체인 참여연대와 민변(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성남시가 5천억원 개발 이익을 환수했다고 자화자찬하지만 엄청난 규모의 개발 이익이 민간에 귀속된 사실이 드러났다. 앞에서는 공공의 탈을 쓰고 뒤에서는 민간 택지로 개발이익을 극대화한 것이다. 애초 계획대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공 택지로 개발하거나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했어야 했다"고 이재명 캠프를 비판했습니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했다면 화천대유 개발 이익 가운데 2천700억원 상당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재명 시장의 성남시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음으로써 화천대유가 2천700억원을 더 챙길 수 있었다는 해석이 됩니다.
이에 앞서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지난달 29일 성명에서 "대장동 개발은 공공과 민간 업자가 국민에게 바가지 씌워 부당 이득을 나눠 먹은 토건 부패"라고 비난했습니다.
정의당 대선 주자인 심상정 의원 역시 "(대장동 게이트는) 개발이익 환수율이 다른 민관 공동개발 사업에 비해 상당히 낮다. 대장동 사업을 모범적인 공익환수 사업이라고 고집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직격했습니다.
한편 친문(親文) 성향 시민단체 '깨어있는시민연대당(깨시연)'은 7일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지사는 지난 8월 페이스북에 (작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자신의 선거법 사건) 변호사비가 총 3억원이라고 했으나, 사건을 맡은 이태형 변호사 1인에게 현금·주식을 포함해 20여억원을 준 의혹이 있어 고발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증인과 이태형 변호사 사이의 대화 녹음 파일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민구 깨시연 대표는 "이재명 지사와 부인 김혜경 씨는 2018년 10월부터 검찰조사를 받기 시작했고, 이 지사는 기소되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재판을 받았다. 2년 동안 법무법인을 10군데나 선임하고 대법관, 검사장 출신 전관 변호사까지 선임했음에도 이 지사의 재산은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면서 이재명 지사가 재산신고를 허위로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재명 지사가 지출한 변호사 비용은 100억원에 육박할 가능성이 있고, 그렇다면 이는 공직자재산신고 내역과 전혀 합치하지 않는다. (변호사 비용) 출처에 대해 조사하면 부정한 자금의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이것이 끝은 아닙니다. 대장동 게이트의 핵심 화천대유의 관계사 중 하나인 천화동인 5호가 경기도의 한 시민단체에 수백~1천만원 가량의 후원금을 냈고, 이 단체가 소속된 시민단체 연대의 대표는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선언을 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대장동 게이트에 엮인 민간업체 화천대유, 천화동인과 재판거래 의심 전 대법관, 시민단체, 후원금 흐름 등 모든 것이 이재명 경기지사와 얽히고 설켜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조금 느낌이 안 좋은 이재명 경기지사?…사필귀정(事必歸正), 국민의 염원이다!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주도해 설립한 '유원홀딩스(전 유원오가닉)'가 친(親) 이재명 성향 인터넷 매체의 운영사와 동업관계인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인터넷 매체 대표는 '50억 클럽' 멤버 중 한명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재명'이란 연결고리 없이 대장동 게이트를 설명하기는 대단히 곤란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측근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장형철 경기연구원 경영부원장 역시, 이재명 지사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과 함께 대장동 개발지구 내 아파트 1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장형철 부원장은 이재명 지사의 성남시장 시절 비서관을 지냈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성남시장 시절이었던 2015년 2월 '민간 수익을 지나치게 우선시하지 않도록 하라'고 적힌 문건에 직접 결재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불과 3개월 만인 5월 대장동 사업 협약서 작성 과정에서 '민간 업체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삭제되었습니다. 그것도 '불과 7시간 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초과이익 환수 삭제' 결재 라인에는 유동규 기획본부장(사장직무 대리·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장 출신), 유한기 개발본부장(건설업자 출신), 정민용 전략사업팀장(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대학후배), 김민걸 팀장(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 추천), 김문기 개발사업1팀장(리모델링협회 출신) 등 모두가 관련 업계 출신입니다.
최고 책임자이자 결재권자인 성남시장이 직접 결재한 '민간 수익을 지나치게 우선시하지 마라'는 내용을 불과 3개월 만에, 그것도 7시간의 공작(工作)으로 뒤집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대장동 사업 협약서'를 법률 전문가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몰랐다"는 것은 문자 그대로 어불성설(語不成說: 말이 조금도 사리에 맞지 않음)입니다.
전체적 상황과 증거, 증인이 이토록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권의 검찰과 경찰의 수사는 한마디로 '엉망진창' '오락가락'합니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의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하고도 '창밖으로 던졌다'는 유씨의 휴대전화를 일주일이 넘도록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하룻만에 유씨의 휴대전화를 찾았습니다.
한심하다 못해 웃기는 상황입니다. 그 와중에 유동규 씨에게 5억원의 뇌물을 건낸 혐의를 받고 있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 주요 공범들은 이미 일제히 휴대전화를 교체했다는 소식입니다. 문재인 정권의 검찰은 아예 범죄 혐의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할 의지가 없어 보입니다. 범죄 증거를 찾지 않으려고 부단히 애쓰는 모습이 문재인 정권의 하수인 김오수 검찰답다는 생각입니다.
채널A 사건 수사 당시 문재인 정권의 검찰이 '정권의 불법을 열심히 수사한' 한동훈 검사장을 얽어매기 위해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과정에서 후배 검사가 한동훈 검사장을 폭행하는 범죄를 저질렀던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행태입니다.
경찰 역시 한심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남기준 국가수사본부장은 구속된 유동규 씨의 범죄 사실 개요에 대한 야당 의원의 질문에 "구체적 내용을 모른다"고 했습니다. 아마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싶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경찰은 이미 금융정보분석원이 화천대유의 수상한 자금흐름을 통보했는데도 5개월이나 뭉갠 '전과'가 있습니다. 남기준 국가수사본부장은 문재인의 청와대에서 파견 근무를 했고, 그가 지휘한 LH 부동산 투기 수사를 통해 '무능의 극치'를 증명했습니다.
검경이 뭉갠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특검(특별검사)이 밝혀낸 것처럼 '특검'이 도입되지 않는 한 '대장동 게이트'의 실체는 밝혀지지 않을 것이고, 이재명 후보는 안전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재명 경기지사가 '묘한 뉘앙스'의 발언을 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6일 열린민주당TV 유튜브에 출연한 이재명 지사는 "결국 공공개발을 막은 게 국민의힘인데 '너는 왜 못 뺏느냐'고 한다. 이런 게 명백한 적반하장이다. 황당무계한 일"이라고 '뒤집에 씌우기의 달인' 답게 '대장동 게이트는 국민의힘 게이트' 프레임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원래 부패 사건 수사는 돈 종착지를 먼저 뒤져서 잡고 그다음에 돈이 왜 생겼느냐로 가는 건데, 뜬금없이 이쪽 먼저 하고 급하게 배임이라고 했는데 말이 되느냐…조금 느낌이 안 좋은 데 고통받더라도 결국은 사필귀정"이라고 했습니다.
도둑이 제 발 저린 걸까요. 이재명 경기지사의 '느낌'이 현실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전 국민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운명을 건 오징어 게임…한심스럽게 주술·항문침 논쟁이 웬 말?
대장동 게이트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의혹이 커지면서, 제1야당 국민의힘이 모처럼 투쟁 강도를 높이고 나섰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국회에서 청와대 앞 분수대까지 도보 투쟁을 벌였고, 국민의힘은 성남주민 550여명과 공동으로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했습니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대장동 게이트의 본질은 공권력에 의한 국민 재산 약탈이며, 이는 의혹이 아니라 확인된 배임 범죄"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기본 범죄 구도가 확실하게 나왔고, 공동 주범이 이재명 지사, 유동규 이렇게 확실히 나왔다. (검찰에 대해) 형사책임을 지지 않으려면 정신 차리고 철저히 수사하라. 지금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데 이따위로 수사하냐"고 검찰의 눈치보기 수사를 질타했습니다.
권력형 비리 수사 전문 검사 출신으로 검찰총장을 지낸 경력답게 분명하고 명확한 메시지를 검찰과 국민에게 던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역시 검사 출신인 홍준표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은 자기가 당당하고 떳떳하다면 대통령으로서 이렇게 악취가 진동하는 거대한 구조악을 어떻게 방치할 수 있느냐"고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 했습니다. '특수통 출신 검사'와 '조폭 전문 검사' 간의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흔히 '사악한 상습 범죄꾼'과 '정의로운 검사(檢事)'의 대결에서 검사의 싱거운 승리를 예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덕적 윤리관이 지배하는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 뿐만 아니라, 일반 성인들 중에서도 '아무리 그래도 악(惡)이 선(善)을 지배할 수는 없지'라고 생각합니다.
조폭 영화나 흉악한 범죄 영화를 보더라도 온갖 우여곡절 끝에 결국에는 권선징악(勸善懲惡), 사필귀정(事必歸正)으로 마무리 됩니다. '정의'가 실현되기까지 겨우 2~3시간이면 충분합니다.
현실은 다릅니다. 권선징악(勸善懲惡), 사필귀정(事必歸正)은 어쩌면 역사의 진리이긴 합니다. 그러나 현실의 역사에서 그것이 실현되기까지 수십년에서 수백년, 어쩌면 수많은 세월이 흐른 아직도 실현 중인 것들이 없지 않습니다.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에서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좀 더 치열하고 절박한 투쟁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래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나타난 주술논쟁, 항문침 논쟁 등 '저급한 언쟁들'이 한심스럽고 우려스럽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지나친 막말이나 "나 잘났어!" "이것도 몰라!"라는 식의 태도 역시 바람직스럽지 않습니다. 4명이 최종 후보 선출을 두고 벌이는 경쟁에서는 한차원 격(格)이 높은 '선의의 경쟁'을 하길 기대합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극소수 꼴통 좌파를 제외한 그야말로 대다수 국민의 생사와 국가의 명운을 건 '오징어 게임'입니다. '나' 혼자만 살면 되는 그런 게임이 아니라 '악(惡)의 카르텔이 지배하는 범죄완판 세상'을 저지하느냐, 저지에 실패하느냐 하는 절체절명의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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