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수성사격장 '주민 피해 있었다'…"훈련 때 소음 20dB 늘어"

권익위 조사 결과 ‘소음으로 인한 피해·불편 발생’ 소견 밝혀
기동훈련 순간 최고 107dB 기록…"중립적 입장서 상생안 도출할 것"

포항 수성사격장 소음측정 결과 주민 설명회에서 주민대표단과 국방부, 포항시 관계자 등이 국민권익위로 부터 측정 데이터에 대한 보고를 받은 후 서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신동우 기자
포항 수성사격장 소음측정 결과 주민 설명회에서 주민대표단과 국방부, 포항시 관계자 등이 국민권익위로 부터 측정 데이터에 대한 보고를 받은 후 서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신동우 기자

주한미군 아팟치헬기 사격훈련 등으로 민·군 갈등을 겪고 있는 포항 수성사격장(포항시 남구 장기면) 문제(매일신문 8월 4일자 10면 등)와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결과 주민들에게 상당한 소음 피해가 발생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권익위는 8일 장기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 대표와 포항시, 국방부, 해병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포항 수성사격장 소음측정 결과 주민 설명회'를 진행했다.

국민권익위는 지난 6월 3일부터 7월 9일까지 27일간 해병대와 주한미군 훈련에 관한 소음측정(해병대 11일·주한미군 16일 간 측정)을 실시했다. 수성사격장에 대한 소음측정은 지난 1965년 들어선 이후 처음이다.

소음측정은 민·관(포항시)·군이 합의한 6곳에 3개 기관이 각자 설치한 측정기기 총 34개의 평균값을 산출했다.

조사결과 주한미군 아팟치헬기 사격훈련의 경우 평균 측정치가 훈련 없는 날 41.6dB·훈련 있는 날 62.5dB로 집계돼 훈련에 의해 20.9dB의 소음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병대 지상화기는 훈련 없는 날 41.6dB·훈련 있는 날 65.3dB로 23.7dB의 차이를 보였다.

순간 최고 소음은 6개 측정 장소 중 수성사격장 인근인 수성리(남구 장기면) 일대에서 최고치가 발생했다. 주한미군 아팟치헬기 사격훈련의 경우 수성리 마을회관에서 85.2dB(숙달비행 시), 해병대 지상화기 훈련은 수성리 590번지에서 85.1dB(TNT 폭파 등)이 측정됐다.

특히, 사격이나 폭파소음보다 전차 등의 기동 소음이 높게 나왔다. 같은 기간 해병대 전차 기동 훈련 시 수성리 590번지는 90.5dB, 수성리 마을회관은 85.3dB의 순간 최고 소음이 발생했으며, 수성리 성황당마을의 경우 107dB로 전체 측정결과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민권익위는 이번 소음측정 결과를 토대로 주민들의 요구사항 및 국방부의 대책방안 등을 각각 보고받은 이후 최종 중재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안준호 국민권익위 고충처리국장은 "평균 소음이 10dB 이상 차이가 발생할 경우 소음으로 인한 피해·불편이 발생된다고 볼 수 있다"며 "객관적인 수치로 피해가 나왔다는데 의의가 있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상생방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주민대책위는 "소음측정이 시작되자 군에서는 평소 사격훈련 장소를 약 500m 안쪽으로 변경하고, 아팟치헬기 편대비행도 의도적으로 줄이는 등 꼼수를 부렸다"면서 "군에 대한 신뢰가 생기지 않는다. 이번 중재 조정이 훈련 재개를 위한 요식행위가 되지 않도록 수성사격장의 완전 철폐를 계속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 수성사격장은 지난 2019년 경기도 포천에서 시행 중이던 주한미군 아팟치헬기 사격훈련이 주민 몰래 이전되며 민·군 간 갈등이 촉발됐다.

주민들은 지난 1월 19일 '수성사격장 이전 또는 완전 폐쇄'를 요구하는 집단민원(2천803명)을 국민권익위에 제기했으며, 현재 중재 조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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