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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동료 향해 "난 중국 응원, 금메달 창피" 논란 문자 속 '브래드 버리' 누구?

동료 국가대표 최민정, 김아랑 선수에게 "연기하네 병X, 난 중국응원"

브래드 버리 전 호주 쇼트트랙 국가대표.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브래드 버리 전 호주 쇼트트랙 국가대표.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4·서울시청)가 남자 코치 A 씨와 함께 국가대표 동료 선수들에게 욕설을 한 문자 메시지가 공개된 가운데 호주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브래드 버리'가 자주 언급돼 논란이 일고 있다.

아직 대한빙상연맹이 입장을 밝히기도 전이지만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승부조작 시도 의혹이 나오고 있다.

8일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심석희와 여자 국가대표 코치 A씨가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쇼트트랙 1000m 결승을 앞두고는 심석희와 A코치가 '브래드버리'를 자주 언급했는데 A 코치는 심석희에게 "힘 남으면 브래드 버리 만들자", "하다가 아닌 것 같으면 여자 브래드 버리 만들자"는 등의 메시지를 보냈고, 심석희 역시 "가자"라며 이에 동조했다. 1000m 결승 경기에서 심석희와 최민정은 서로 뒤엉켜 넘어지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메시지 속 브래드 버리는 호주 출신 쇼트트랙 선수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 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금메달리스트다.

이 선수는 쇼트트랙 역사상 가장 운이 좋은 선수로 지금도 회자되는데 당시 1000m 결승전이 우리나라의 안현수 전 국가대표를 포함, 미국의 안톤 오노, 중국의 리자쥔 등 당대 내노라 하는 세계적인 선수들로 꾸려졌었기 때문이다.

경기는 안현수, 오노, 리자쥔의 3파전 양상이었고, 브래드 버리는 한참 늦게 이들을 따라가다 결승선 반 바퀴를 남기고 5명의 선수 중에 4명이 넘어진 탓에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디스패치는 "'브래드버리'의 속 뜻은 알 수 없다. 단, 충돌 사례를 지속적으로 언급한 건 농담이라 해도 부적절하다"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브래드 버리 만들자는 것이 결국 고의로 넘어지거나 넘어지게 하자는 것 아니냐"며 승부 조작을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한 한국 최민정(왼쪽)과 심석희가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한 한국 최민정(왼쪽)과 심석희가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함께 심석희 욕설 메시지도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는데, 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심석희는 동료 선수들을 향해 "개XX", "토나와", "병X" 등 욕설 섞인 비하 발언을 했다.

여자 쇼트트랙 500m 조별예선에서 탈락한 후, 숙소에서 최민정이 출전한 8강 경기를 지켜봤는데 이때 심석희는 A코치에게 '중국 선수 취춘위를 응원했다'고 말했다. 또 결승에서 실격 처리된 후 눈물을 쏟은 최민정의 인터뷰를 보고 "인터뷰가 쓰레기였다", "개XX 인성 나왔다" 등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심석희의 동료 선수 비하는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결승에서도 이어졌다. 심석희, 최민정, 김아랑, 김예진이 출전한 이날 경기에서 여자 대표팀은 금메달을 땄다.

하지만 심석희는 금메달을 딴 기쁨에 눈물을 보인 동료를 두고 "김아랑, 최민정 연기 쩔더라", "연기하는 거 토나와", "최민정 미친 줄. 소름 돋았어"라고 말했다.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계주 금메달리스트 왼쪽부터 김아랑-김예진-심석희-최민정-이유빈 선수. 매일신문DB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계주 금메달리스트 왼쪽부터 김아랑-김예진-심석희-최민정-이유빈 선수. 매일신문DB

또 김아랑이 경기 중 바통을 넘겨주다 넘어진 것에 대해서는 "병X이다", "X발 아웃으로 안 되는 XX가, 관종짓 하다가 그 XX 난 거 아니야", "실격이었어야 됐다. 금메달 땄다는 게 창피할 정도"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한편, 심석희와 A코치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석희의 욕설 파문과 관련 빙상연맹 관계자는 이날 스타뉴스에 "일단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징계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체적인 내용을 다 파악한 뒤에 결정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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