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면서 이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도 해외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미국 방송 CNN은 황 감독 인터뷰 영상과 기사를 실어 "황 감독이 스트레스로 이 6개가 빠질 정도로 이 프로그램 제작은 강렬한 경험이었다"고 소개했다.
황 감독은 '오징어 게임'의 선풍적인 인기에 대해 "BTS(방탄소년단)가 된 건가 하는 기분도 약간 들고, 마치 '해리 포터'나 '스타워즈' 프랜차이즈가 된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요즘엔"이라며 웃었다.
그는 인기 비결로 이 드라마가 영웅이 아닌 패배자들의 이야기라는 점을 꼽았다.
그는 "루저들끼리 싸우고 어떻게 해서 죽어가는가 이야기지 멋진, 게임을 돌파하는 히어로(영웅)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차별성"이라고 설명했다.
황 감독이 '오징어 게임'의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은 10년도 더 된 일이다.
그는 "예전에는 '말도 안 돼, 비현실적이야' 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현실에 어디선가 있을 거 같은 이야기'라고 한다"며 "그만큼 '오징어 게임'에 어울리는 그런 세상이 10여 년 사이에 되어버린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에는 황 감독의 개인적인 모습도 담겨 있다.
등장인물 기훈(이정재 분)과 상우(박해수), 일남(오영수) 등은 황 감독 친구들의 이름을 쓴 것이고 기훈과 상우가 자란 쌍문동도 황 감독이 자란 곳이다.
그는 기훈과 상우가 자신의 '내면의 클론' 같은 캐릭터라면서 "나도 기훈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홀어머니 손에 컸고 상우처럼 서울대를 가서 온 동네의 기대가 컸다"고 설명했다.
황 감독은 '시즌 2' 제작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시즌 2를 하게 된다면 시즌 1에서 설명이 안 된 프론트맨의 과거와 경찰 준호의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라며 "시리즈를 혼자 쓰고 연출, 프로듀싱을 다 하는 게 너무 큰 일이라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전날 황 감독과 인터뷰를 소개한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오징어 게임' 팬이 그다음으로 볼 만한 작품 6편을 제시하면서 "디스토피아 테마와 사회적 목소리를 담은 영화 또는 시리즈"로 소개했다.
NYT는 '오징어 게임'을 "환상적인 세트와 의상,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무거운 줄거리, 인간 본성과 계급 투쟁에 관한 날카로운 논평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고 재차 호평하면서 그다음으로 볼 만한 다른 작품들을 추천했다.
추천작에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복수는 나의 것',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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