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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실업난·고용 악화에…학자금 대출 체납액 6년 새 10배↑

대구 학자금 대출 체납액 6년 연속 불어…지난해 1422건, 17억8400만원
"지자체 나서 양질의 일자리 제공해야"

대구의 한 대학교 게시판에 붙어있는 취업 관련 게시물을 보고 있는 청년들 모습. 매일신문 DB
대구의 한 대학교 게시판에 붙어있는 취업 관련 게시물을 보고 있는 청년들 모습. 매일신문 DB

청년 실업난과 고용 여건 악화로 대구 학자금 대출 체납액이 6년 새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5일 국세통계포털의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학자금 대출 체납은 1천422건으로 2019년(1천263건)과 비교해 12.6% 급증했다. 액수로는 17억8천400만원으로 전년(13억7천100만원) 대비 약 30.1%(4억원) 늘었다.

대구 내 학자금 대출 체납액은 2014년 이후 6년 연속 불어나고 있다. 지난 2014년 1억7천900만원 수준이던 학자금 대출 체납액은 2015년(1억9천100만원)→2016년(3억7천300만원)→2017년(6억4천800만원)→2018년(8억8천만원)까지 매년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는 대구 청년 실업난과 고용 여건 악화가 맞물린 영향으로 보인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금'은 채무자가 일자리를 얻을 때까지 상환을 유예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이 발생해야 국세청이 원리금을 원천징수한다. 대출자가 취업해 2천174만원(지난해 기준)의 연간 소득을 올리면 다음 해부터 대출 상환 의무가 생긴다.

일정 소득 이상을 올리던 청년이 갑자기 실직하거나 고용 여건 악화로 학자금을 갚을 수 없는 경우가 증가할수록 체납액이 불어나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국가통계포털 KOSIS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의 청년(15~29세) 실업률은 9.0%로 같은 기간 전체 실업률(3.9%)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김용현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구가 청년 일자리의 양과 질이 다른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겹쳐 상황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이 안정적인 소득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방증"이라며 "지자체가 나서 취업 정보 제공, 고용 환경 개선 등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수업이 늘면서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는 대학생들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따르면 전국 4년제 일반대학과 교육대학 기준 지난해 2학기와 올해 1학기에 한국장학재단 학자금 대출을 이용한 학생 수는 41만9천94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3만9천930명) 줄었다. 이에 따라 학자금 대출 이용 학생 수를 전체 재학생 수로 나눈 학자금 대출 이용률도 12.8%로 전년보다 1.1%포인트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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