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최종 득표율 50.29%를 기록하며 더불어민주당의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확정됐지만, 2위로 고배를 마신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앞서 논란이 됐던 '무효표 처리'와 관련해 이의를 제기키로했다.
경선 결과가 이날 오후 6시를 조금 넘겨 발표됐는데, 이어 2시간여만인 이날 오후 8시 30분을 조금 넘겨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이의 제기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사실상 경선 결과에 대한 불복으로 해석된다.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질 경우, 이번에 취소된 경선 결선이 이뤄질 수 있어서다.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 홍영표 의원은 이날 오후 8시 30분쯤 "당 대선후보 경선 무효표 처리에 대한 이의제기를 규정된 절차에 따라 당 선관위에 공식 제출키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낙연 캠프는 소속 의원 전원이 긴급회의를 가졌고, 그 결과를 밝힌 것이다. 이들은 이의제기서를 내일인 11일 당 선관위에 접수할 예정이다.
이낙연 캠프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대선 후보 경선 후보의 중도 사퇴 시 무효표 처리가 결선 투표 도입의 본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고 이의 제기의 근거를 덧붙였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경선 절차가 원만하게 진행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밝히기도 했는데, 이 말을 취소해야하는 등 초유의 상황으로도 해석된다.
▶이날 발표된 최종 득표율은 이재명 후보 50.29%에 이어 이낙연 후보 39.14%, 추미애 후보 9.01%, 박용진 후보 1.55%였다.
이는 이재명 지사가 결선 속행 기준인 득표율 과반을 0.29%포인트(p) 차이인 50.29%로 겨우 넘기며, 즉 '턱걸이 과반'으로 가까스로 결선을 생략한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결선 기회를 '아깝게 잃은'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이의 제기를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바 있다.
우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최종 결과는 이날 오후 6시를 조금 넘겨 나왔는데, 이에 박용진 의원은 이날 오후 6시 21분쯤, 추미애 전 장관은 오후 6시 32분쯤 각자의 SNS를 통해 장문의 글로 승복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의 SNS에는 새 글이 올라오지 않았다.
이낙연 전 대표는 본인 입으로도 '승복' 또는 '축하'를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이날 결과가 발표된 후 행사장을 나서며 취재진에 "차분한 마음으로 책임이 있는 마음으로 기다려주시길 바란다. 오늘은 여기서 여러분과 헤어진다.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짧게 밝히기만 했고, 결과에 승복하는지에 대한 취재진의 수차례 거듭된 질문에는 무응답으로 대응했다.
다만, 앞서 이낙연 전 대표는 대선 경선 행사장에서 이재명 지사와 포옹을 하기도 했고, 이때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이의 제기를 할 것이라는 징후는 또 있었다.
대선 경선 결과가 나온 직후부터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이승만 대통령 관련 역사 속 실제 사건인 '사사오입'을 넣은 표현을 써가며 항의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는 등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들의 반발이 잇따랐다.
이들의 주장은 이렇다. 정세균·김두관 전 후보의 사퇴 처리에 따른 무효표(정세균 2만3천731표, 김두관 4천441표 등)를 만약 무효로 처리하지 않고 분모값에 반영했을 경우, 이재명 지사의 최종 누적 득표율은 50.29%가 아니라 49.31%로 과반을 넘지 못하고, 이에 따라 경선이 결선으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사사오입 시즌2, 과반이 안 되면 분모에 손을 대면 된다' '분모 장난질 안 했을 경우 결선 투표 확정, 49.31%'라는 문구 및 이승만 대통령 사진이 들어간 합성 이미지가 온라인에 등장했다.
※사사오입(四捨五入)의 의미는 넷 이하는 버리고 다섯 이상은 열로 하여 원 자리에 끌어올려 계산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1954년 여당 자유당이 사사오입 논리로 정족수 미달 헌법개정안을 불법으로 통과시킨 것을 가리킨다. 당시 초대 대통령은 중임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내용의 헌법개정안을 두고 표결이 이뤄졌는데, 재적의원 203명 가운데 투표에 참여한 202명 중 찬성 135표, 반대 60표, 기권 7표가 나왔다. 이는 개헌정수에 1표 부족한 것이라 부결이 선포됐는데, 이에 자유당이 사사오입 논리를 펼쳐 개헌안이 가결됐다고 선포한 것이다.
▶이날 경선 결과 발표 후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선관위원장은 취재진에 경선 결과 관련 이의 제기가 있을 경우 검토를 해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상민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당규를 언급, "중도사퇴한 후보는 무효처리한다 돼 있다"고 했는데 "당규의 타당성 문제는 검토해볼 필요는 있다"고 설명하며 여지를 남겼다.
즉,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이번에 당규 자체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의 이번 이의 제기 결정에는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크게 감안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낙연 후보가 62.37%의 득표율로 28.3%의 득표율을 기록한 이재명 후보에 크게 앞서는 결과가 나온 것인데, 이 같은 '추세 전환' 징후를 바탕으로 결선에서는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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