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는 지난 10월 8일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를 2018년 대비 '40%'로 감축하는 안을 제시했다. 새로 제안된 목표는 지난 2020년 12월 우리 정부가 UN에 제출했던 기존 안인 '2018년 대비 26.3% 감축'보다 훨씬 높아졌다.
앞서 지난 7월 EU는 2026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 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탄소에 관세를 매긴다는 개념이다. 사실상 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관세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달라진 경쟁력 키워드
철강산업은 자동차 산업과 함께 탄소 배출이 이 가장 많은 업종 중 하나이다. 때문에 탄소 감축은 스마트·그린 등 향후 산업의 경쟁력을 결정적으로 좌우할 핵심 키워드이다.
포스코는 이미 발빠르게 2050년까지 수소환원제철로의 전환을 선포했다. 수소환원제철은 탄소를 배출하는 석탄 대신 그린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해 기존 고로(용광로) 공법과 달리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철을 생산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다.
당연히 포스코의 연관 포항 철강 산업단지와 철강소재 자동차 부품산업 생태계도 자연스럽게 변화해야 한다. 대한민국 산업의 역사이자 조국 근대화를 견인한 포항권 산업단지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계속하려면 '산단 대개조 사업'은 이제 생존의 조건이다.
경북도와 포항시 경주시·영천시와 함께 추진하는 포항권 산단대개조는 '철강산업 재도약과 친환경 자동차 첨단소재·부품 산업육성을 위한 글로벌 선도 탄소중립 스마트 산단 구축'을 목표이다.
△탄소중립 산업 생태계 구축 통한 탄소중립 전환 △친환경 산단제로 에너지화 및 노후산단인프라 혁신을 위한 지속가능한 산업 환경 조성 △업종·산단간 협력과 융합 성장을 위한 디지털 융합 생태계 구축 등 3대 중점과제로 이뤄져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내년에 재도전할 포항권 산단대개조사업은 3대 중점과제에 40개 내외 사업에 7천500억~1조원 정도를 투입해 2025년에는 탄소배출 저감 10%, 에너지 사용량 5% 절감, 스마트공장 200개 보급, 양질의 일자리 2천개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포항국가산단(포스코 포항제철소)을 거점산단으로, 포항철강산단·경주 외동산단·영천 첨단산단을 연계산단으로 해 포스코, 포스텍, 공단운영기관 및 연구 혁신기관까지 한 데로 묶어 산업 생태계 혁신에 나설 계획이다.

◆철강재도약 사업 '시너지'
포항권 산단 대개조 사업은 경북도와 포항시가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철강산업 재도약 기술개발사업' 및 '수소경제 허브도시 조성' 등 지속 발전 가능한 도시를 위한 정책과도 맞물려 시너지 효과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철강산업 재도약 기술개발사업'은 지난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최종 통과돼 올해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총 사업비 1천354억 원이 투입돼 지역 및 대한민국 철강산업 생태계의 마중물 역할을 할 중요한 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자체와 업계·연구기관이 협력해 중소철강 기업의 기술혁신과 고부가가치 품목 전환을 통해 기업 역량을 높여 철강산업 생태계 강화하는 것이 목적으로, 기술개발과 실증지원, 성과확산 등이 다각도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는 유사·동종의 거점·연계 산단 및 기업·연구소를 연결한 협업을 통해 산단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대개조 사업과 목적이 일치해 철강산업 전반에 한층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는 파급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포항시는 철강산업재도약을 지원할 포항철강거점센터를 내년 3월 준공을 앞두고 있고, 금속소재산업을 육성·지원할 강관기술센터도 지난해 블루밸리국가산단에 문을 여는 등 성장 한계에 직면한 철강 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
또한, 포항시는 과기부, 산업부 등 중앙부처와 포스코, 포스텍과 함께 포항을 '친환경 수소경제 허브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다.
오는 2030년까지 3조원을 투입해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 수소환원제철 및 그린수소기술개발 등을 통해 '탄소중립2050'을 실현하고 친환경 수소 경제를 선도할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경주·영천공단도 도약 기회
포항 철강과 인근 경주·영천의 자동차 부품·첨단소재 공단을 연계해 추진 중인 포항권 산단대개조는 노후와·영세화 등 문제점을 안고 있는 이들 소규모 산단에도 도약을 기회를 제공한다.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자동차부품 생산벨트(경주~영천~경산)에는 1천300여개의 부품업체와 완성차 1차 벤더 67개사가 집적해 있는 등 경북지역에서 자동차 관련 및 첨단 부품 산업의 비중은 상당하다.
대구경북연구원의 보고서 '경산·영천·경주 산업단지의 과거와 현재'에 따르면, 이들 산단은 전반적으로 산단 노후화 및 입주 기업 영세화로 경쟁력 확보에 미흡하고 기업 유치와 판매처 확보를 위한 정보·마케팅·산학협력 등 종합적인 지원책이 미비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산단대개조를 통해 스마트공장 구축 등 영세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근로 여건을 개선할 기반시설 확충을 도모하고, 포항 지곡밸리를 중심으로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R&D기관을 활용한 고품질 제품 개발 등을 위한 연구와 기업 역량 강화 지원 등을 통해 지역의 신성장동력 육성까지도 향후 가능해질 전망이다.
독일과 서울 구로공단 등 이미 노후 산단을 재정비한 국·내외 사례가 포항의 미래이다.
도르트문트 지역은 과거 19세부터 세계적인 철강산업단지 지역이었지만, 철강산업의 쇠락으로 어려움을 겪은 후 변화를 위한 민관 거버넌스의 유기적인 협업 노력으로 현재 IT, 나노 등 혁신적인 첨단 산업 중심지로 변모했다.
1970~80년 한국경제 고도성장의 상징이었던 서울 구로공단도 1990년대 말 업종구조 고도화 및 문화복지시설 조성 등을 통해 벤처·IT기업의 중심지인 '서울 디지털 산업단지'로 탈바꿈에 성공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국가기간산업의 뿌리인 철강 경쟁력을 강화할 포항권 산단대개조 사업은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포항은 물론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산업 대전환기를 맞은 지금 미래신성장 산업 발굴과 유기적인 협업을 통한 대개조 사업 추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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