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글로벌 가상자산 투자 활성화 초읽기?…미국 '비트코인 ETF' 출시되나

미 증권거래소(SEC) 비트코인 상장지수 펀드 4종 승인여부 결정 앞둬
승인시 국내투자자도 활용 용이, 정부 인식 전환 계기로 작용할 수도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 모니터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가격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 모니터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가격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비트코인 가격이 오름세인 가운데 세계 최대 금융시장인 미국에서 비트코인을 간접구매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ETF가 출시되면 향후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가격을 밀어올리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증권거래소(SEC)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빠르면 이번 달 안에 4개 비트코인 ETF를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난 11일 보도했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비트코인을 금지할 생각이 없고, 비트코인 ETF를 해당 부서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겐슬러 위원장이 암호화폐거래소 중 SEC에 등록한 거래소가 없어 투자자 보호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비트코인 ETF 승인을 거부했었던 입장에 비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SEC가 비트코인에 투자한 기업으로 구성된 ETF의 상장을 승인한 전례는 있다. 이는 미국 자산운용사 볼트 에쿼티가 신청한 '볼트 비트코인 레볼루션' ETF 상품으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으로 알려진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주식에 25%의 자금을 투자한다. 이밖에도 테슬라, 스퀘어, 페이팔 등 대량의 가상자산을 보유 중인 기업들에도 비중을 두고 있다. 단 이 ETF는 가치가 비트코인 가치와 어느정도 연동되는 성격이 강하지만 제한적인 수준으로 직접적인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와는 결이 다르다.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ETF 출시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가상자산 ETF가 출시되면 가상자산용 별도의 계좌 및 '코인월렛'을 만드는 등 복잡한 절차 없이 증권 계좌를 통한 거래가 가능해 투자 접근성이 대폭 개선될 수 있어서다. 미국증시에 국내 투자자들이 코로나 사태 이후 급증한 것을 감안하면 국내 가상자산 투자인구가 늘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비트코인 ETF 승인은 미국 금융 당국이 사실상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의 안전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을 뜻해 가상자산의 제도권 진입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크다. 비트코인 ETF는 지난 2월 캐나다에서 최초 상장 사례가 있고 유럽에서도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8년부터 비트코인 관련 ETF를 내놓으려는 자산운용사들이 있었으나 한국거래소가 반려해 왔다.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성이 크고 정부가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으로 인정하지 않는 상태에서 허가를 내주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SEC가 비트코인 ETF를 승인한다면 국내 금융당국의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에서는 가상자산 ETF 허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지는 않은 상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코인거래소 승인도 바쁜 상황"이라며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으로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관련 ETF 승인을 논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13일 오전 10시 기준 비트코인은 6천980만원대에서 거래되며 7천만원대 진입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4월 7천500만원대의 연중 고점을 기록했으나 지난 7월 3천만원대 중반대까지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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