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로봇 CEO] <6>알버트 시이나 한국야스카와전기 대표

반도체부터 자동차까지, 생산 자동화 고민하는 기업에 솔루션 제공
2015년 대구로봇센터 설립…“로봇에 대한 대구의 열정, 세계서도 찾기 힘들다”
“기술에는 국경 없어, 한정된 자원 함께 오래 쓰려면 서로 도와야”

알버트 시이나 한국야스카와전기 대표. 채원영 기자
알버트 시이나 한국야스카와전기 대표. 채원영 기자

대구에는 토종 로봇기업도 많지만, 대구에 공장을 두고 거점으로 삼는 해외 로봇기업도 다수다. 지난 2015년 성서5차산업단지 내에 들어선 한국야스카와전기 대구로봇센터도 그 중 하나다.

일본 기타큐슈시에 본사를 둔 야스카와전기는 매출 절반 이상이 일본 이외 지역에서 발생하는 글로벌 회사다. 한국에는 서울 본사를 비롯해 경기도 화성·안양, 부산, 그리고 대구에 지점을 두고 있다.

대구로봇센터에서 알버트 시이나(Albert Shiina) 대표를 만났다.

-야스카와전기는 어떤 회사인가?

▶야스카와는 100년 이상 생산 과정의 자동화를 추진하며 기술을 바탕으로 사람이 더욱 사람다운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온 기업이다. 한국에서도 로봇을 포함한 모션 제어를 기본으로 다양한 제품을 판매부터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하는가?

▶모션 컨트롤이 45%, 로봇이 35%, 나머지가 시스템 관련 사업이다. 한국에서는 시스템 사업은 5% 미만이고 로봇과 모션 컨트롤이 반반씩 있다고 보면 된다. 야스카와의 기본은 모션 제어다. 3차원 레이저 용접, 도장 프로그램 등에 모션 제어 기술이 적용되고, 이렇게 탄생한 것이 자동화 로봇이다.

-로봇 거점으로 대구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자동차, 기계, 로봇 등 3개 분야에서 네트워크가 잘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우선 대구를 중심으로 경상도에 자동차 관련 회사가 많다. 예전부터 기계를 바탕으로 한 설비 회사들도 많다. 이들의 자동화 니즈가 고객층이 된다. 로봇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처음 대구를 방문했을 때부터 대구시 투자유치과와 기계로봇과,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등의 열의와 긴밀한 지원을 확인했다.

-주요 수요처에 대한 추가 설명을 한다면?

▶고객은 반도체 같은 작은 물건부터 자동차, 철강 등 큰 물건을 생산하는 곳까지 다양하다. 전기·전자, 섬유, 포장, 식품 등 대량 생산 자동화 라인이 필요한 곳이면 수요처가 된다. 다만 최근 세계가 다품종 소량 생산, 특히 주문식 생산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어 야스카와도 따라가려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대구로봇센터의 역점 프로젝트가 궁금하다.

▶용접 자동화 기술 개발을 대구로봇센터에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이동 중이고, 그 중 큰 변화가 바로 '경량화'다. 또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많은 인기를 끌면서 과거 '싼 차'에서 '좋은 차'로 이미지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 철에서 무게가 가벼운 알루미늄으로 재료가 바뀌고, 동시에 고급화 이미지를 얻으려면 고도로 정밀한 용접 기술이 필요하다. 야스카와는 자동차 설계자의 뜻을 실현할 수 있도록 주변 협력업체와 함께 새로운 용접 자동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의 대형 국책사업인 국가로봇 테스트필드가 대구로 오게 됐다.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 평이 궁금하다.

▶옳은 판단이다. 대구처럼 미래 기술, 특히 로봇에 이렇게 많은 열정을 가진 곳은 세계를 놓고 봐도 드물다. 대구지역 산업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명문 대학교와 협력단체가 로봇산업을 열심히 육성하고 있다. 때문에 야스카와를 비롯한 기업들도 대구에 자리를 잡았다. 정부도 같은 판단을 했다고 생각한다.

-로봇 그리고 대구지역 로봇산업 성장성은 어떻게 보는지?

▶세계 인구는 계속해서 늘고 나라 사이의 거리는 가까워지고 있다. 그러면 생산업체는 식품을 공급하고 의류를 만들고 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등 지속적으로 물건이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동시에 사람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진다. 결과물의 수준이 높아야 하고, 동시에 사람들이 생산 현장 일을 꺼리게 되니 자동화 필요성은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본다. 대구는 한국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 대구에 있고 많은 협력단체가 있다. 매년 세계 각국의 로봇 기업들이 대구국제로봇산업전(ROBEX)를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렵거나 힘든 점이 있다면?

▶코로나19로 인해 자동화 니즈는 올라갔지만 채용이 힘들어졌다. 코로나 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 얘기할 기회 자체가 줄었다. 마스크로 얼굴을 반쯤 가리고 얘기하는 것은 저 같은 나이 든 사람에게는 참 힘든 일이다. 하루빨리 자유롭게 사람들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지역경제 기여, 지속적인 기술 발전, 사람 가치의 향상이라는 3개의 큰 틀을 중심으로 일할 계획이다. 야스카와는 그 나라, 그 지역의 경제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해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사람도 중요하다. 관계사 두림야스카와는 올해부터 로봇을 배우려는 젊은이들에게 무상 교육부터 취업까지 돕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기술에는 국경이 없다는 말을 믿는다. 국경을 따지면 인류에 기여할 수 없고 결국 사라져 가는 지구의 자원을 낭비하게 된다. 자기 나라만 주장하면 자연스럽게 다른 나라를 배제하게 된다. 백신이 좋은 예다. 지구의 자원과 기술을 함께 오래 쓰려면 서로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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