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우주는 계속 되지 않는다

게이티 맥 지음/ 하인해 옮김/ 까치 펴냄

우리는 우주가 약 138억 년 전 극도로 높은 밀도를 가진 특이점으로부터 시작됐다는 걸 안다. 이른바 '빅뱅이론'이다. 그러면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 지은이는 천체물리학자로서 우주론적 관점 5개를 갖고 '우주 종말의 시나리오'를 전하고 있다.

그 첫 시나리오는 폭발인 빅뱅이 있었으니 수축인 '빅 크런치'가 있다는 가설이다. 빅뱅을 통해 계속 팽창하는 우주가 다시 수축하는 빅 크런치는 우리의 이웃 은하들이 우리에게 서서히 다가오는 듯 보일 것이고, 우리 은하와 이웃 은하가 충돌할지도 모른다는 가정에서 나온다. 우주는 대혼란에 빠지고 초거대질량 블랙홀의 중력 상호작용이 더 격렬해지면서 엄청난 에너지가 분출하게 된다.

두 번째는 '열 죽음'이다. 열 죽음을 알기 위해선 엔트로피를 알아야 한다. 대개 무질서의 양을 설명하는 용어인 엔트로피는 시간이 흐를수록 상승하며 무질서의 정도는 점점 심해진다. 이 가운데 우주가 계속 팽창하면서 우주에 빈 곳이 많아지면 에너지는 점차 흩어진다. 모든 물질은 뭉치지 못하고 흩어짐으로써 그야말로 고요한 종말을 맞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세 번째는 '빅 립'이다. 빅 립은 갈기갈기 찢어지는 우주를 말한다. 팽창하는 우주 속에서 우주의 모든 구조물은 팽창하는 압력에 시달리가다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폭발한다. 결국 분자는 원자로, 원자는 다시 원자핵으로 부서지면서 우주 공간을 이루는 망 자체가 찢기며 우주는 종말을 맞는다.

네 번째는 '진공 붕괴'다. 빛보다 빠른 속도로 일어나는 진공 붕괴는 모든 것이 빠르고 깔끔하게 고통없이 완전히 파괴된다는 시나리오다. 마지막으로 '바운스'이다. 중력파의 발견으로 정립된 이 이론은 우리 우주보다 더 큰 차원의 우주가 서로 멀어지다가 마주치고, 반동 즉, 바운스를 일으켜 모든 것을 파괴하고 우리 우주를 종말로 몰아넣으며 새로운 빅뱅을 시작할 것이라는 논리이다.

지은이는 이렇듯 재치있고 간결한 글로 우주의 멸망을 쿨하게 들려준다. 264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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