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검찰, 경찰에 "곽상도 아들 50억 퇴직금 사건 우리에게 넘기라" 요구

"검찰 수사건과 동일 사건"…경찰 "검토 후 송치 여부 협의"
경찰 '수사, 압색영장 청구 시도' 등 번번이 검찰에 의해 제동…중복수사·비효율 논란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 아들이 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 아들이 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에게 '무소속 곽상도 의원 아들의 50억 퇴직금 사건'을 넘기라고 경찰에 요구했다. 그러면서 정작 경찰이 신청한 곽 의원 부자 압수수색 영장은 불청구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다.

13일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전날 수원지검이 곽 의원 아들 사건의 송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앞서 지난 6일 곽 의원 부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수원지검에 신청했다. 검찰은 이틀 뒤인 8일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사건과 동일한 사건이어서 송치를 요구하겠다"면서 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지난 12일 사건을 넘겨받고자 한 것이다.

경찰은 대장동 개발 사건을 수사하면서 검찰과 동시에 수사를 진행하는 '중복 수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앞서 경찰은 사건 자금흐름을 파악하고자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 등을 근거로 화천대유와 그 관계사 등 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수원지검이 이에 대해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제동이 걸렸다.

당시 검찰은 '영장이 발부될 만큼 범죄 혐의를 증명할 증거나 정황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한성 천화동인1호 대표도 지난 6일 먼저 출석 일정을 잡은 경찰에 불출석을 통보하는 대신 검찰 소환조사에 먼저 출석했다.

경찰은 우선 이번 검찰이 송치를 요구한 곽 의원 부자 사건 2건이 같은 것인지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에 사건기록열람을 요청해 동일사건 여부를 검토한 뒤 송치 여부에 대해 검찰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곽 의원 아들 병채(32) 씨는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해 보상팀에서 근무하다가 올해 3월 퇴사했다.

그는 입사 후 세전 기준 230만∼380만 원 상당의 급여를 받았고, 퇴사하면서 성과급과 위로금,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았다. 세금을 떼고 실수령한 돈은 28억 원이다.

이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국민혁명당은 곽 의원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지난달 검찰에 고발했고, 시민단체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는 곽 의원 부자와 화천대유 이성문 전 대표, 회계담당자를 뇌물과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이런 가운데 검찰과 경찰의 전담수사팀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더해 곽 의원 아들 사건까지 각각 수사하면서 중복수사, 비효율 논란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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