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의 승복에도 경선 내홍에 따른 여진이 집권여당 안팎으로 계속되면서 원팀에 대한 경고등이 커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당무위가 '무효표 처리' 취소 요구를 '박수 추인'으로 기각한데 더해 송영길 대표가 이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의 문자 항의를 "일베 수준"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이 전 대표의 지지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의 '원팀 선언'에도 감정 섞인 앙금이 식지 않으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14일 본선을 향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선 가운데, 경선에서 40%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던 이 전 대표 표가 본선에서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전 대표 측과 지지자들은 송 대표가 전날 YTN '뉴스Q'에서 이 전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이 이른바 '문자 폭탄' 등 반발을 지속하는 것에 대해 "일베와 다를 바 없다. 일베 수준으로 공격한다"고 작심 비판한 것을 두고 반발이 터져 나왔다.
전날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캠프 좌장인 설훈 의원을 공개 비판하는 브리핑을 한 것을 두고도 비판이 나왔다.
이낙연 캠프 전략실장인 김광진 전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저도 10년 가까이 민주당에서 중앙정치를 했는데 당의 수석대변인이 당내 정치인을 상대로 논평을 내는 경우는 못 봤다. 그런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원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이 전 대표 측 김종민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그간 캠프에서는 이재명 후보보다 현 송영길 지도부가 너무 편파적으로 선거관리를 해왔다는 문제 제기가 더 많았다. 날짜 변경선을 지나면 시차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듯 서로 간에 감정선을 갈무리할 수 있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송 대표의 '일베 발언'은 이 전 대표 강성 지지자들의 반발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이들은 전날 당무위의 결정에 반발해 14일 오전 경선 결과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남부지법에 냈다.
일부 지지자들은 당무위 결정이 만장일치로 추인된 것을 두고 당무위에 참석한 이 전 대표 측 인사들을 향해서도 크게 항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낙연 캠프의 정운현 공보단장은 페이스북에 '캠프에서 가처분 신청을 자제시켜야 한다'는 이재명 후보 측 인사의 발언을 공유하면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고 말고는 전적으로 법원의 몫"이라면서 "이낙연 후보나 캠프가 나서서 이걸 자제시키란다. 주제도 넘거니와 무례하기조차 하다"고 직격했다.
당내에서는 '이낙연 지지층'의 이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오마이뉴스가 의뢰해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지난 11~12일 전국 성인 2천27명 대상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 따르면, 민주당 경선에서 이 전 대표를 지지했다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내년 대선에서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14.2%에 그쳤다. 대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은 40%에 달했다.
이에 경선 과정에서 후유증을 봉합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재명 후보와 이 전 대표가 언제 회동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의 승복 메시지가 나온 직후 "이낙연 후보님, 정말 고맙습니다. 잡아주신 손 꼭 잡고 함께 가겠다. 우리는 동지다. 이낙연 후보님과 함께 길을 찾고 능선을 넘어 반드시 정상에 오르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숨고르기 후 이낙연 전 대표와 회동을 자연스럽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회동이 성사된다면 이 전 대표의 역할론 등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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