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가 코로나19 확산 근원지라는 여당의 망발 규탄한다

더불어민주당 양기대 의원이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대구시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2월 대구가 신천지 교인들의 집단감염으로 코로나19 대확산의 근원지가 됐다"는 망언을 했다.

지난해 초 대구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당시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대구 봉쇄' 운운했다. 친여 방송인 김어준 씨는 "우리(나라) 코로나 사태는 대구 사태이자 신천지 사태"라고 했다. 민주당 청년위 인사는 "대구는 미통당(미래통합당) 지역이니 손절(損切)해도 된다"는 글을 올렸다. 중국과 국내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속출할 때도 대구는 청정 지역을 유지하고 있었다. 타 지역보다 늦게 대구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발생, 급증했음에도 여당 인사들과 친여 인사들은 마치 대구가 코로나의 근원인 것처럼 몰아세웠다.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대구 시민들의 태도, 대구 의료인들과 대구소방안전본부, 그리고 대구를 돕기 위해 전국에서 달려온 의료인들의 헌신은 '전염병에 대처하는 인류의 모범' 사례로 외신에 소개될 정도였다. 다른 나라, 국내 다른 지역에서 코로나19가 번지자 싹쓸이와 싸움이 일어났지만 대구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다. 당시 귀하디 귀한 KF94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4시간 이상 우체국 앞에서 줄을 서고도, 자기 앞에서 그날 공급된 마스크가 떨어지자 대구 시민들은 한마디 불평도 원망도 없이 내일을 기약하며 돌아섰다. 경제적 피해와 온갖 불편을 감내하며 스스로 격리를 선택했고, 자기보다 더 아픈 환자를 위해 시민들이 병상을 양보했다. 문재인 정부가 그토록 자랑하는 'K-방역'의 원조·근거가 T-방역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정부 당국의 엉터리 방역 대책 속에서도 대구는 침착함을 잃지 않았고 수많은 희생을 감내하며, 다른 도시들이 코로나에 대처할 시간과 경험을 갖도록 기여했다.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 상을 주어도 부족할 대구를 향해 망발을 일삼는 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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