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성문화재단 10년의 기록] 〈6〉폐교의 화려한 변신, 문화창고가 되다

달성문화재단이 지난 4월 폐교된 서재초등학교 달천분교를 리모델링한
달성문화재단이 지난 4월 폐교된 서재초등학교 달천분교를 리모델링한 '달천예술창작공간'. 입주작가들이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달성군 제공
'달천예술창작공간'에서 입주작가가 창작활동을 벌이고 있다. 달성군 제공
'달천예술창작공간'을 방문한 김문오 달성군수가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달성군 제공

도농복합 지역에서 인구감소로 없어지거나 새로운 시설이 생겨 이용가치가 사라진 유휴시설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폐교의 경우 대부분 남향이거나 목이 좋은 터에 반듯하게 자리잡아 그대로 방치하기 아까운 소중한 자원이다. 그러나 지역의 상당수 폐교가 흉물스럽게 방치되는 등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폐교 달천분교, '달천예술창작공간'으로

최근 들어 농촌 폐교를 활용해 문화시설, 체험학습장, 수련원, 캠핑장 등의 시설로 재탄생시켜 지역주민을 위한 공간뿐만 아니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마디로 폐교의 업사이클링이다.

달성문화재단이 지난 4월 첫 문을 열고 운영에 나선 '달천예술창작공간'이 좋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대구시의 기초자치단체 산하 문화재단 가운데 달성문화재단이 처음으로 개관, 운영하는 창작공간으로서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달천예술창작공간은 달성문화재단이 폐교된 다사읍의 서재초등학교 달천분교 부지(7천여㎡)에 연면적 900㎡, 지상 2층 건물로 리모델링한 건축물이다.

1층에는 전시실, 주민활용공간, 사무실, 세미나실, 다용도실, 창고 등으로 구성됐다. 2층에는 입주작가를 위한 1인 스튜디오 5개실, 2인 스튜디오 1개실과 편의시설을 갖췄다. 야외에는 조각 등 대형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작가들에게는 매력적이다.

달성문화재단은 달천예술창작공간 개관에 앞서 제1기 입주작가 6명을 선정했다. 김도경(평면), 김소라(평면), 김조은(설치), 김현준(입체), 이민주(평면), 이지원(평면) 작가 등이다. 전국 각지에서 지원한 21명을 대상으로 포트폴리오 심사 등 면밀한 심사 과정을 거쳤다.

달성문화재단은 입주작가들에게 10개월 동안 프리뷰전, 개인전, 단체전 프로그램 참여와 창작지원금, 평론가 매칭, 홍보물 제작 등 작가로서의 창작 역량을 최대한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입주작가들 왕성한 문화예술 창작활동

달천예술창작공간 제1기 입주작가들은 개관 한달여 만인 지난 5월 10일부터 20여일간 달성군청 참꽃갤러리에서 '잇다, 있다'라는 주제로 프리뷰전을 가졌다.

프리뷰전에서는 입주작가 6명의 평면, 설치, 입체작품이 소개됐다. 우리의 삶과 이어진 도시와 자연을 다양하게 해석한 작가들의 각기 다른 서사를 연결(잇다) 할 수 있음을 표현했다.

또 새로운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창작공간에 각자의 개성과 예술성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있다)을 잘 나타냈다.

프리퓨전에서 김도경 작가는 찰나에 포착되는 이질적 요소들을 수집해, 한 화면에 배치해 공상 속 공간을 시각화했다. 김소라 작가는 우리 주변 가까이에 존재하지만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풍경들을 회화로 기록했다,

김조은 작가는 우리와 같이 작은 씨앗으로부터 하늘로 무한히 뻗어가는, 완벽히 자연적이지도 인위적이지도 않은 나무를 통해 시간과 공간의 굴레 속에 살아가는 삶을 표현했다.

김현준 작가는 고독과 침묵이 가진 동적 에너지, 그리고 그 속에서 마주한 '나'를 시각적으로 풀어냈다.

이민주 작가는 무덤과 죽음을 주제로 안과 밖, 상상과 실제, 다양한 시간을 섞어냄으로써 작가의 현재와 주변을 기록했다. 이지원 작가는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물건들과 일상에서 쓰이고 남은 기억 속의 이미지들이 모여 있는 내면의 공간을 방과 섬의 형태로 나타냈다.

◆'수창청춘맨숀'과 손잡고 교류전 가져

이어 달성문화재단의 달천예술창작공간 입주자들은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대구 수창청춘맨숀과 'STUDIO EXCHANGE : 달천과 수창 사이' 교류전을 가졌다.

'수창청춘맨숀'은 대구시 중구 수창동 옛 KT&G 연초제조창 직원들이 사택으로 사용했던 아파트를 리노베이션한 청년복합문화공간이다. 1996년 시설폐쇄 이후 20년이 넘도록 버려져 있었다.

지난 2017년 12월 '수창청춘맨숀'으로 공식 개관한 이후 대구현대미술가협회가 수탁 운영하고 있다. 시각예술을 중심으로 미디어아트, 음악, 무용, 퍼포먼스 등의 종합예술을 통해 청년예술가들을 지원하는 청년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문화 교류전 'STUDIO EXCHANGE : 달천과 수창 사이'는 교류와 화합과 어울림을 주제로 달천예술창작공간과 수창청춘맨숀의 입주 작가들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앞서 지난 5월 양 기관은 연계 프로그램을 통한 문화예술 활동 기반 구축과 예술인들의 네트워크 환경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특히 교류전은 지역예술의 발전과 양 기관의 상생발전 도모를 위한 첫걸음으로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이번 전시는 총 11인의 입주 작가들이 35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달천예술창작공간에서는 6명의 작가가 내면의 심리와 기억을 감각적으로 재현한 평면, 설치 등 18점의 작품을 전시했다. 수창청춘맨숀에서는 실험적이고 다양한 예술창작활동을 펼치는 5명의 작가가 17점의 작품을 전시, 두 레지던시 간의 조화가 시도됐다.

양 기관의 협업으로 입주 작가들이 서로의 창작활동에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또 이번 교류전을 시작으로 향후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통해 예술인들의 역량강화 및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을 이끌 계획이다.

◆대평초교도 하빈 행복생활분화센터로 변신

달성문화재단은 지난 6월 폐교된 하빈면 대평초등학교를 '하빈 행복생활문화센터'로 변신시켜 하빈면 주민들의 문화예술 참여기회 확대와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하빈면 지역의 생활문화 거점공간이 된 행복생활문화센터는 달성군이 달성교육지원청으로부터 폐교인 대평초등학교를 매입하고 2018년 문체부 주관 생활문화센터 조성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이뤄졌다.

이어 달성군과 달성문화재단은 국·시비 9억3천만원, 군비 10억7천만원 등 총 20억원을 들여 지역 주민들을 위한 생활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1층은 연습 및 발표 공간인 다목적실과 휴게공간이자 주민 커뮤니티 공간인 마주침공간, 시설관리를 위한 운영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다. 2층은 동아리실, 미술, 공예 등의 활동 공간인 공작실과 민속예술단체 사무실로 구성돼 있다.

생활문화 활성화를 위해 대관 신청한 생활문화동호회의 현황 및 상세 운영내용을 데이터화해 구축했다. 게다가 지역민의 생활문화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원데이 클래스 형식의 기획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관의 경우 달성군을 거점으로 활동중인 성인(만19세 이상)으로 구성된 5인 이상의 생활문화 관련 동호회와 단체는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일일 최대 4시간, 일일 1회, 주 2회까지 신청 가능하고 자세한 사항은 달성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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