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눈부심 때문에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높고 파란 하늘에 그야말로 눈부신 가을날이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불편을 야기한다는 점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우리 눈은 어두운 곳에 가면 빛을 많이 통과시키기 위해 동공 크기가 커지고, 반대로 밝은 곳에 가면 눈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줄이기 위해 동공 크기가 작아지게 된다. 이처럼 카메라의 조리개와 같이 동공의 수축과 이완 작용을 통해 필름에 도달하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데, 만약 이 기전에 이상이 생기면 밝은 곳에서 동공 크기를 알맞게 줄이지 못해 눈부심이 발생하게 된다.
외상으로 인해 동공 근육의 마비가 발생하거나, 포도막염이나 홍채염과 같이 염증이 생겨 동공조절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고, 멀미 약이나 땀을 덜 나게 하는 등의 부교감신경에 영향을 주는 약물 복용, 3번 신경마비, 호르너 증후군등의 신경계 이상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백내장이 있으면 흔히들 시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초기증상으로 시력은 정상이지만 수정체 혼탁으로 인해 빛이 산란되면서 눈부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어느 정도 혼탁이 진행되면 사물이 겹쳐 보이고,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이며 색구분이 어려울 수 있다. 여기서 더 진행되면 시력 저하로 이어지는 것이다.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는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의 백내장 발병률은 일반인에 비해 3배 이상 높다고 알려져 있다.
자외선 노출을 최소화하려면 외출시 반드시 선글라스나 모자를 챙겨야 한다. 이는 흐리거나 햇빛이 적은날에도 마찬가지이다. 구름이 많은날에도 구름으로 인한 반사 및 산란으로 자외선 대기 복사량이 증가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선글라스 색이 너무 진할 경우 동공이 오히려 확장돼 자외선 유입량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색이 진하지 않으면서 자외선 차단지수가 100%인 UV 코팅렌즈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다른 흔한 원인으로는 안구건조증이 있다. 안구건조증이라고 하면 이물감이나 눈이 시린듯한 불편감만 증상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가 바로 눈부심이다. 안구가 건조해지면 빛에 대한 민감성이 증가해서 눈부심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라식이나 라섹과 같은 굴절교정수술이나 백내장 수술 후에는 수술 중 현미경 빛과 각종 점안제 사용으로 안구건조증이 일시적으로 심해지기 때문에 술 후 눈부심도 일시적으로 증가한다.
그 밖에 간헐외사시나 사위, 내사시가 있으면 시축이 어긋나게 되어 망막의 중심이 아닌 주변부에 상이 맻히게 되면서 눈부심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유없이 눈이 저절로 자주 깜빡여지는 안검연축이나, 눈꺼풀이상으로 인한 각막질환, 망막의 원뿔세포 이상이나 망막색소변성증에서도 흔히 눈부심 증상이 동반된다.
최근 눈부심이 심해졌다면 지체하지 않고 안과전문의와 상담하여 그에 맞는 치료법을 찾고, 자외선 차단에 항상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이승현 대구 삼성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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