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승민 "尹 리스크, 최순실 때문에 정권 잃은 것 잊었나"

"천공스승·정법, 황당하기 짝 없어… 대통령은 의존 안돼"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대구 호텔수성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대구 호텔수성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19일 대구를 찾아 "천공스승이니 정법강의니 모두 직접 보니 황당하기 짝이 없던데, 최순실 때문에 정권을 잃은 것을 잊었느냐"고 경쟁 주자 윤석열 후보를 정조준 했다.

유 후보는 이날 대구 수성구 호텔수성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에 참석해 '윤석열 후보의 리스크'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직격했다.

유 후보는 다음날(20일) 열릴 예정인 대구경북(TK) TV토론을 하루 앞두고 이날 다른 후보들보다 먼저 대구를 찾았다. 오전에는 지역 최대 사찰 동화사도 방문했다. '보수 텃밭'이자 당심(黨心)의 향방을 결정할 고향 TK를 한 발 앞서 찾아 다른 후보의 리스크를 부각하면서 당원 표심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대구 팔공산 동화사를 찾아 대웅전에서 '능종' 주지스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대구 팔공산 동화사를 찾아 대웅전에서 '능종' 주지스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유 후보는 "당원들이 제게 윤 후보에게 천공스승 같은 건 왜 묻느냐, 정책 질문은 안 하느냐고 묻기에 최순실 이야기를 했다"며 "국정농단 사태 당시 최순실이 공무원도 아닌데 청와대를 드나들며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연설문을 고치고 인사에도 개입했다. 그렇게 정권을 잃은 게 불과 몇 년 전"이라고 맹공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당연히 국가 공무원과 함께 결정을 내리는 게 정상이다. 만약 윤석열 후보나 그 부부가 천공스승이나 그런 사람에게 의존하고 한다면, 일반 사람은 그럴 수 있지만 대통령은 그러면 안 된다는 취지로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날 유 후보는 "제가 TK의 아들인데, 현실은 TK가 저에게 제일 어렵다. 당원, 보수성향 지지자, 어르신들 모두 5년 전 탄핵에 시계가 멈춰있다. TK의 민심 변화가 있다면 제가 후보가 되는 것이고, 아니라면 저는 쉽지 않다"며 고향 민심에 재차 읍소했다.

유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걸린 이른바 '배신자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해 고향 TK의 물밑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유 후보는 "(배신자 프레임은) 거대한 벽이었고, 이 감정에 대해 정면 돌파를 못했고 부족함이 있었다는 지적은 일리가 있었던 것 같다"며 "시간이 지나면 진실을 알고, 시간이 해결해주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요즘 고향을 열심히 다니면서 직접 부딪쳐 이야기해보고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니 이해해주시는 분들도 많다. 마음을 얻기에 제가 부족했기 때문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다고 생각하지만, 남은 기간 한 번 더 유승민이 걸어온 길을 살펴봐 달라"고 호소했다.

19일 오전 대구 팔공산 동화사를 찾은 국민의힘 유승민 대선경선후보가 통일약사여래대불 앞에서 지지자와 인사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19일 오전 대구 팔공산 동화사를 찾은 국민의힘 유승민 대선경선후보가 통일약사여래대불 앞에서 지지자와 인사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이어 지역 현안에 관한 질문에는 "TK 통합신공항은 2005년 처음 대구에 출마했을 때부터 공약했던 사안이고, 제가 대통령이 돼 직접 끝내고 싶은 욕심이 많다"며 "특히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으로 불거진 불공정 문제는 반드시 다음 정권 초반에 확실히 결론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후보 지지가 높은 TK 여론을 향해선 "정권교체를 고향 분들만큼 간절히 원하시는 분들이 없는데, 정권교체가 이뤄진다면 '뭘 하고 싶으신지'를 꼭 여쭤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정권을 교체해 문재인 대통령과 그 수하들을 혼내주고 감옥에 보내는 것만 원하는 건 TK가 취할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며 "우리가 정권을 잡겠다는 것은 더 나은 대한민국과 역사의 진보를 이루는 주역이 되기 위한 것이지, 단순히 반문과 정권 심판만 갖고 정권교체를 한다는 건 명분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론 문 정권이 많은 잘못을 했고, 불법과 비리를 저질렀다면 단호하게 사법처리해 단죄해야 한다. 하지만 새로 들어서는 대통령의 목표가 그런 게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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