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지진' 이재민들 1435일만에 '텐트 생활' 접었다

19일 흥해읍 '이재민 임시구호소' 철거
마지막 남은 9가구도 일상 복귀…LH 임대주택 등 보금자리 이동

19일 오전 포항 북구 흥해실내체육관의 지진 피해 임시구호시설에 대한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의 포항지진이 발생한 지 4년만에 이곳에 머물러 온 이재민들은 구호소 생활을 마무리 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19일 오전 포항 북구 흥해실내체육관의 지진 피해 임시구호시설에 대한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의 포항지진이 발생한 지 4년만에 이곳에 머물러 온 이재민들은 구호소 생활을 마무리 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포항 지진이 발생한지 1천435일만에 마지막 남은 이재민 임시구호소(포항시 북구 흥해읍 실내체육관)가 19일 철거됐다.

장장 4년 가까이 임시구호소에서 고단함을 견뎌냈던 이재민들은 임시텐트에서 가재도구를 챙긴 뒤 정부에서 지원한 LH 임대주택 등 각자의 보금자리로 돌아갔다.

19일 오전 11시 흥해실내체육관에서는 이재민들의 새출발을 응원하고, 그동안의 지진 구제 경과를 설명하는 간단한 행사가 열렸다.

지난 2017년 11월 15일 지진 발생과 동시에 지어진 흥해실내체육관 임시구호소는 한 때 총 221개의 개별텐트에서 1천180명의 이재민이 머물렀던 곳이다.

당시 종교시설이나 학교 등에 지어졌던 31곳의 임시구호소는 점차적으로 폐쇄됐지만, 흥해실내체육관 임시구호소만 마지막으로 남아 60가구·154명이 등록돼 있다.

이마저도 숙박을 하는 사람은 크게 줄어 포항시 조사결과 9가구·10여 명이 실거주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거주했던 이재민들은 대부분 한미장관맨션(포항시 북구 흥해읍)의 주민들이다. 한미장관맨션은 지진 발생 이후 정부 정밀안전진단에서 C등급 판정을 받으며, 전파를 주장하는 주민들과 첨여한 의견 대립을 보였다.

포항시와 주민들은 지난 2018년 11월부터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꾸준히 민원을 제기해 왔고 결국 지난 9월 24일 '수리불가'(전파) 판정을 얻어냈다.

이처럼 지원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지난 14일 한미장관맨션 주민들과 이강덕 포항시장 등은 간담회를 갖고 임시구호소 퇴소를 결정지었다.

한미장관맨션 주민들은 향후 기존부지에 재건축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포항시는 임시구호소에 설치돼 있던 개별텐트를 모두 폐기처분(재활용)하고, 내부 정비를 거쳐 흥해실내체육관을 본연의 기능인 체육공간으로 주민 품에 돌려줄 방침이다.

최경희 한미장관맨션 비상대책위원장은 "2017년 가을에 이곳(임시구호소)를 찾았는데 5번째 가을이 오기 전 나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 4년 간의 고생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시울이 불거진다"면서 "공공시설을 사용하지 못하게 됐음에도 이해하고 격려를 보내주신 이웃분들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준 포항시 등에 감사드린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날 이강덕 포항시장과 김정재 국회의원, 정해종 포항시의회 의장 및 시의원들이 이재민들의 미래를 응원하는 꽃다발을 전달한 뒤 피해주민·지역자생단체·자원봉사자들이 함께 텐트와 시설들을 철거하는데 힘을 보탰다.

김정재 국민의힘 국회의원(포항 북구)은 "1천400여 일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주민들께서 고생을 많이 하셨다"며 "많은 이들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이제 일상으로 복귀하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2017년 11월 15일 지열발전에 의해 발생한 규모 5.4의 촉발지진으로 포항지역에서는 사망 1명·부상 117명과 수천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진 발생 직후 최대 1천79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긴급 이주대책을 통해 LH 국민임대 아파트와 전세임대 주택으로 이주가 이뤄졌다.

2017년 11월 15일 포항시에 진도 5.4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여진에 놀란 북구 주민들이 흥해 실내체육관으로 대피해 있다. 매일신문DB
2017년 11월 15일 포항시에 진도 5.4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여진에 놀란 북구 주민들이 흥해 실내체육관으로 대피해 있다. 매일신문DB

이강덕 포항시장은 "4년이란 긴 시간동안 아픔과 불편을 겪은 주민들이 이제라도 실질적인 피해지원을 받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며 "지진이라는 위기를 딛고 포항이 새롭게 도약의 길로 나아가고 있도록 함께 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더 안전하고 살기 좋은 포항을 완성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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