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별금지법 제정 위한 도보행진···이슬람사원 건립 과정에서 빚어진 혐오 규탄

무슬림과 연대해 평등의식 확립
연대로 차별금지법 제정에도 힘 쏟을 것
도보행진으로 11월 10일 국회 도착 예정

차별금지법 제정연대가 19일 오후 경북대학교 북문 앞에서 이슬람 사원 평화적 건립과 무슬림 유학생들에 대한 혐오차별 반대 등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차별금지법 제정연대가 19일 오후 경북대학교 북문 앞에서 이슬람 사원 평화적 건립과 무슬림 유학생들에 대한 혐오차별 반대 등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10년 넘게 싸우며 사회적 소수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과 연대하는 것이 평등권을 실현하는 길임을 확인했습니다. 무슬림들과 연대하며 차별을 용인한 사람들의 문제점을 밝힐 때, 평등의식을 확립할 수 있다고 봅니다."

19일 오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북문 앞에서 이종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는 이렇게 외쳤다. 지난 12일 부산시청 앞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염원하며 출발한 일주일 동안의 도보행진에도 이 대표는 지친 기색이 없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외 2개 대구경북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이슬람 사원의 평화적 건립과 무슬림 유학생 혐오차별 반대 및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착지인 대구에서 사회적 소수자인 무슬림들과 함께 차별금지법 제정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들은 대장동 의혹 등 뜨거운 정치적 문제에서 차별이 논의되지 않는 데 아쉬움을 표했다.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는 "임대주택 분양에도 결혼, 자녀여부가 가점 여부가 된다. 동성배우자는 결혼 여부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런 정책을 바꿀 생각을 하지 않고, 개발이익이 어디로만 가는지 논의하는 게 우리 사회를 밝히는 일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일부 목소리에 인종주의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소훈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욕설, 폭력을 가하는 전형적 인종주의 외에도 평범한 인종주의도 있다. 지구 전체 인구 중 25%를 차지하는 무슬림들을 테러리스트라 생각하는 것도 인종주의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극우, 북구청 직원들의 인종주의 시각으론 사원 건립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무슬림 학생들이 경북대학교에 있는 한 사원은 옮길 수 없다"며 "대현동 이슬람 사원은 지역문제다. 주민과 무슬림에 각각 접근해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경북대 재학생인 무슬림 압둘리 야킨은 "최근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둘러싼 움직임은 한국의 부분적인 단면이라 생각한다. 내가 만난 한국 사람들은 평화를 좋아하고, 무슬림인 우리에게 우호적이었다. 혐오, 소수자에 대한 차별들을 함께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1박2일 일정으로 대구지역 도보행진을 시작한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함께 대구과학대까지 도보행진을 나설 예정이다. 이들은 국회가 차별금지법 심사를 연장하겠다고 밝힌 11월 10일까지 국회에 도착할 계획이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