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각과 전망] 거짓과 악이 선으로 둔갑하는 사회

동부지역본부장
동부지역본부장

우리 헌정사에는 품격 높은 지도자가 없었다.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 됐고, 다른 전직 대통령들도 모두 말로가 좋지 않았다.

진영 논리에 매몰된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이고 다음 대통령에게서도 '고품격'을 기대하는 것은 요원한 일인 것 같다. 여야 유력 주자들의 면면을 볼 때 그렇다. 그들이 살아온 삶의 궤적이나 성깔, 정치 행태를 볼 때 '리더의 품격'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정권 재창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여권 내부에서조차 도덕성과 자질을 공격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낙마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플랜B'를 준비하는 움직임도 은밀히 진행되고 있다는 소문도 나돈다.

야권 유력 후보들도 가족 문제나 자신의 실책 때문에 도덕성을 공격받고 있지만 여권 후보와는 차원이 다르다.

이재명 후보는 1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고 국민을 우롱하는 답변을 뻔뻔스럽게 쏟아 냈다.

그는 "대장동 개발이 배임죄라면 전국의 민간개발을 한 자치단체장 모두 배임죄냐"고 호도했다. 이 후보는 도표를 통해 민간개발을 하면 개발이익 100%를 민간업자가 가져간다고 주장했다. 새빨간 거짓말이다. 법으로 정해져 있다. 초과이익의 최소 40%는 환수하게 돼 있다. 공익을 위해 도로, 공원, 학교 부지 등을 기부채납해야 한다.

이재명 후보는 개발사업 인허가의 필수 조건으로 꼽히는 기부채납까지 환수 이익에 포함해 '단군 이래 최대 공익 환수'라며 자화자찬하고 있다.

이 후보의 또 다른 거짓말은 몇몇 민간사업자에게 수익이 모두 돌아가게 된 것은 새누리당이 다수였던 성남시의회 때문이라고 했다. 시의회가 이렇게 만든 것이 아니라 당시 성남시장으로 인허가권자였던 이재명 후보 본인이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점은 후보 본인도 국감에서 시인했다.

성남시가 회수했다고 주장한 5천503억 원 중 실제 회수액은 사업 배당 이익에 해당하는 1천822억 원에 그친다. 공원 조성비 2천561억 원, 지하 주차장 조성 200억 원, 대장IC 확장 920억 원 등 기부채납 부분은 도시개발사업에서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사업 비용이지 수익으로 보지 않는다.

기부채납을 제외할 경우 성남 대장동 사업에서 발생한 5천903억 원의 총수익 중 성남시가 확보한 것은 전체의 30.9%였다. 나머지 4천80여억 원은 화천대유자산관리법인 주주 몇 명이 가져갔다.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끼워 넣어 민·관 합동 개발을 하면서 헐값으로 토지수용을 해 민간개발보다 이익이 더 났다.

이 후보가 대장동 개발의 '몸통'임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이런데도 자신이 설계한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국민의힘 게이트라 우긴다. 이 후보는 음주운전 이력, '형수 욕설' 논란, '친형 정신병원 강제 입원', 여배우 스캔들, 변호사비 대납 등 역대 어느 대선 후보보다 치명적인 의혹에 휩싸여 있다.

현재의 대선 국면은 가짜가 진짜를 멱살 잡고, 악이 차선이 되는 기만 정치가 또 한 번 나라의 통합을 찢어놓을 조짐이다.

내년 3월 9일에는 인격적으로 우리의 대통령인 것이 부끄럽지 않은 사람, 대한민국의 명예와 권익을 지켜 낼 지혜와 경륜을 갖춘 지도자, 최고 인재와 최선의 정책으로 협치와 통합을 이루어낼 수 있는 지도자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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