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이후 마스크를 벗고 '위드 코로나'를 이어가던 영국이 최근 하루 5만명 씩 늘어나는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며 너무 일찍 축배를 들었다는 지적이 높다.
일간 가디언 등 영국 현지 언론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4만8천703명을 기록했다고 19일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일일 확진자 수 주간 평균은 4만4천145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영국에서 최근 28일 동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사망한 환자 수는 223명으로 최근 7개월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올해 7∼10월에 발생한 확진자 수 만도 300만 명에 달한다.
영국이 자랑하던 국민보건서비스(NHS)의 부담도 크게 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질병으로 병원 치료를 기다리는 환자가 역대 최고치인 570만명에 달했다.
영국 내에선 느슨해진 방역 대책이 이 같은 위기 상황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은 지난 7월부터 일부 마스크 쓰기 규제를 완화하고 모임 인원제한도 없앴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여전히 위험 요인"이라면서도 "영국이 아주 제한적인 규제만 둔 채 유럽에서 가장 자유로운 사회 중 한 곳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 국민도 가까운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다른 서유럽 인접 국가 국민들보다 마스크를 끼지 않는 이들 비율이 크게 늘었다. 최근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어린이들은 여전히 외부외 자주 접촉 중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마스크의 감염 차단 효과가 명백한 상황에서, 마스크 쓰기 완화 조치가 최근 재확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백신으로 확보한 면역력이 약해졌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학술지 영국의학저널(BJM)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2차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했어도, 그 면역 효과가 약 6개월 이후 반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영국에서 확산하는 '델타의 자손 변이' 바이러스가 확진자 증가세의 원흉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델타 플러스'라 불리는 이 변이가 최근 영국 내 신규 확진의 약 8%를 차지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영국 정부가 대책 마련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전문가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존슨 총리는 완화된 방역 조치와 '부스터샷' 접종 등으로 겨울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의료 체계가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 마스크 의무화 등을 담은 '플랜B'를 적용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영국 의료인 단체인 국민보건서비스연합(NHS Conferderation)의 매슈 테일러 회장은 "지금은 벼랑 끝이다. 엄청난 행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앞으로 3개월 이내에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지금 당장 플랜B에 그 추가 대책까지 도입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