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과 이웃사랑, 두 마리 토끼 잡기', 대구 범일중 이재훈 교사의 '아름다운 달리기'

일주일에 두세번, 수성못 둘레 세바퀴 돌아
달릴 때마다 참가자들이 성금 1천원씩 적립
랜선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들도 있어
성금은 연말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 예정

대구 범일중 이재훈 체육교사(사진)는 건강을 챙기면서 달린 횟수만큼 성금을 모으는
대구 범일중 이재훈 체육교사(사진)는 건강을 챙기면서 달린 횟수만큼 성금을 모으는 '아름다운 달리기'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모은 성금은 연말 복지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재훈 교사 제공

'건강과 사랑 전파하는 달리기' 중학교 체육교사가 달리기로 건강을 챙기면서 이웃사랑도 실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대구 범일중 이재훈(40) 교사가 진행하고 있는 '아름다운 달리기' 프로그램 얘기다.

이 교사는 건강과 체력을 관리하기 위해 혼자 꾸준히 달리기를 해왔다. 그러던 중 올해 1월부터는 주위 동료 교사, 제자들이 참여해 함께 달렸다. 이 과정에서 이 교사는 이왕 뛰는 김에 참석할 때마다 1천원씩 모아 연말에 이웃을 돕는 데 쓰자고 제안했고, 참가자들은 흔쾌히 동의했다. 프로그램 이름도 '아름다운 달리기'라 붙였다.

이 교사는 자신의 SNS에 모임을 사전 공지해왔다. 참가자들은 일주일에 2, 3회 오후 9시 무렵이면 수성구 수성못에 모였다. 보통 한 번에 모이는 인원은 서너명. 그리고는 수성못 둘레를 세바퀴 돌고 각자 1천원씩 성금을 모았다. 그렇게 10개월이 흐르는 동안 70여회 달렸고, 십시일반 모은 성금은 약 35만원으로 불어났다.

그동안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은 70여명에 이르렀다. 이 중 이 교사의 제자만 20여명. 모두 성인이 돼 사회에 진출한 이들이다. 현재 이 교사가 가르치는 중학생 중에서도 참여하고 싶다는 아이들이 있었으나 늦은 시간에 달리는 걸 고려해 참가 명단에서 제외했다.

온라인으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도 있다. 지난 9월 인천대 강년주 교수가 제안한 '랜선 아름다운 달리기'가 그것. 취지가 좋지만 거리상 함께하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해 생각해낸 방법이다. 각자 달린 뒤 인증사진과 함께 1천원을 이 교사 은행계좌로 보내는 형태다. 여태 모인 성금에는 '랜선 아름다운 달리기'에서 나온 성금 6만원도 포함됐다.

이 교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모은 성금을 연말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할 생각이다. 이미 재단 대구지역본부 사무실을 방문해 기부 의사를 전하고 절차도 안내받았다.

이 교사는 "달리기는 몸에 좋은 운동이다. 이런 얘기에 자극을 받아 많은 이들이 각자의 인생을 위해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며 "건강도 챙기고 이웃도 돕기 위해 앞으로도 열심히 달리겠다. 남은 교직생활 20년 동안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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