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앞서 논란이 된 실소(失笑)를 숨기며 차분한 답변에 주력했다. 지난 18일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 압승을 거뒀다고 판단, 최소한의 대응으로 승기를 굳힌다는 전략을 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국감에 앞서 만난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도 "미안합니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지난 18일 약 30분 가까이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것과 대조됐다.
국감이 시작되자 이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국감법을 언급하며 '경기도지사 업무와 무관한 질의에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는 "경기도정에 집중하기 위해서 저의 개인적인 일, 저의 과거에 관한 일, 경기도지사 업무와 관련 없는 일, 국가보조사업과 관계없는 것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제가 답을 못 드리더라도 이해를 부탁드린다"며 "국감은 인사청문회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 후보는 대장동 의혹에 대한 야당 위원들의 공세에 대비해 준비해온 피켓들을 들어 보이며 "이 사건의 가장 큰 설계는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한 것"이라고 재차 응수했다.
이 후보는 9·11 테러를 비유로 들기도 했다.
한 야당 위원이 "설계자가 범인이다. 돈 가진 자가 도둑이다"고 주장하자, 이 후보는 "비행기를 설계했다고 9·11 테러 설계가 될 수 없다"고 맞받았다.
이 후보는 국감이 정회된 후 기자들에게 "오히려 대장동과 관련해서는 첫날(18일 행안위 국감) 질의보다 기대치 이하였다"고 평가하는 여유를 보였다. 또 "(야당 의원들이) 소리 지르는 게 많은 걸로 봐서 하실 말씀이 정당성이 없어서 그런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야당을 향해 조롱 섞인 비판도 내놨다.
오후 속개된 국감에서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양의 얼굴이 그려진 '페이스 마스크'를 씌운 불도그 인형을 꺼내들며 여야 간 소란이 빚어졌다. 이 후보는 다시 한 번 "흐흐흐"라며 실소를 감추지 못했지만,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내 웃음기를 거뒀다.
다만 이 후보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의 질의에는 전매특허인 '국민의힘 책임'을 언급하지 못하는 탓에 답변을 머뭇하거나 당황하는 기색을 노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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