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통합신공항은 국비로" 입 모으고 '전두환·대장동'엔 '난타전' [국민의힘 TK 토론회]

"TK 당심 잡자" 지역 현안엔 '선물보따리'
'전두환 논란' 尹에 "제2의 전두환?" 맹공
'무료변론'·'대장동' 이재명엔 '합동 공격'

20일 오후 대구문화방송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후보자 대구경북 토론회에 참석한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왼쪽부터) 후보자가 토론회 시작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20일 오후 대구문화방송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후보자 대구경북 토론회에 참석한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왼쪽부터) 후보자가 토론회 시작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20일 '보수 텃밭' 대구경북(TK)을 무대로 열린 국민의힘의 대선 예비후보 간 순회 토론회에서 원희룡·유승민·윤석열·홍준표 (가나다순) 후보는 저마다 준비한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으며 지역 표심을 호소했다. 본 경선에서는 예비경선과 달리 당원 투표 비중이 50%까지 높아지는 만큼 핵심 지지층이 많은 TK의 표심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후보 간 의견이 일치한 지역 현안 토론과 달리, 주도권 토론에서는 서로를 겨냥한 날선 공방이 오갔다. '전두환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윤석열 후보에 공격이 집중됐고, 총구를 바깥으로 돌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장동 의혹에 관해서는 입을 모아 비판을 쏟아냈다.

◆ 입모아 "통합신공항은 국비로"

후보들은 토론회 시작부터 앞다퉈 TK 통합신공항을 비롯한 지역 현안을 언급하며 조속한 해결을 약속했다. 'TK와의 약속'을 말해달라는 사회자 김상호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의 질문에 입을 모아 "통합신공항은 국비로 지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홍준표 후보(대구 수성구을)는 "TK 신공항을 박정희공항으로 이름짓고, 국비를 들여서 관문공항으로 만들겠다. 또 박정희공항과 연계해 첨단산업단지와 30만명 규모의 공항도시를 조성할 것"이라며 "현재의 동촌 이전터는 잠들지 않는 도시 두바이 방식의 최첨단 미래도시를 개발하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원희룡 후보는 "통합신공항은 국비로 짓겠다"고 단언하며 "당장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현재 수익을 보고 아파트나 상가를 짓는 것을 극복하고, (이전터에)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해 미래 30년 간 대한민국 먹거리를 선도할 성장 혁신의 중심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후보자 대구경북 토론회가 20일 오후 대구문화방송에서 열린 가운데 홍준표(왼쪽부터),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후보가 토론회장으로 들어가기 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우태욱 기자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후보자 대구경북 토론회가 20일 오후 대구문화방송에서 열린 가운데 홍준표(왼쪽부터),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후보가 토론회장으로 들어가기 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우태욱 기자

유승민 후보는 스스로 통합신공항 이전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2005년부터 16년 간 우공이산이라는 말까지 들으며 해온 프로젝트인데, 제가 시작한 만큼 반드시 가덕도와 똑같이 국비를 들여서 제가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후보는 "신공항이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법적인 제한을 풀어서 조속히 주민 숙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비 지원에 관해서는 "기부 대 양여 방식이 맞는지에 의문을 갖고 있다"고 에둘러 답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장시간 어려움을 겪어온 지역경제 회복에 대한 후보들 간의 질의가 이어졌다.

"대구 GRDP가 전국 꼴지인 지 오래 됐는데, 지역 경제 회생 대책이 있느냐"는 홍준표 후보의 질문에 윤석열 후보는 "대구가 자동차 납품에 대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이 비교적 잘 발달돼있기 때문에 AI와 데이터, 미래차, 로봇 등 신성장 산업과 연계해 집중적으로 육성시켜 새로운 먹거리가 나와야 한다"고 답했다.

유승민 후보도 "대구는 포항과 구미를 두 축으로 하는 지역 경쟁력이 자꾸 떨어지고, 특히 구미축이 매우 취약해진 게 문제"라며 "민간산업이 살아나야 좋은 일자리가 생긴다. 정부가 주도권을 잡고 전통적인 주력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TK가 수도권에 뒤쳐지지 않도록 격차를 메꿔주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 농업을 혁신하고 어려움을 타개할 방법이 있느냐"는 윤석열 후보의 질문에는 제주도지사 출신 원희룡 후보가 "한국 전체적으로 농업이 어렵다. 경북은 샤인머스켓 같은 고부가가치 작물로 가야 하고, 전체 농작물에 대한 가격 안정 제도도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후보자 대구경북 토론회가 20일 오후 대구문화방송에서 열린 가운데 홍준표 후보가 토론회장으로 들어가기 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후보자 대구경북 토론회가 20일 오후 대구문화방송에서 열린 가운데 홍준표 후보가 토론회장으로 들어가기 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후보자 대구경북 토론회가 20일 오후 대구문화방송에서 열린 가운데 윤석열 후보가 토론회장으로 들어가기 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후보자 대구경북 토론회가 20일 오후 대구문화방송에서 열린 가운데 윤석열 후보가 토론회장으로 들어가기 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 '전두환·무료변론·대장동' 타격전

주도권 토론에서는 윤석열 후보의 '전두환 발언'을 두고 다른 후보들의 공격이 집중됐다.

윤 후보는 앞서 지난 19일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유승민 후보가 첫 주도권 토론으로 이를 언급하며 포문을 열었다. 유 후보는 "'전두환 정권에서 5·18과 쿠데타만 빼면'이라고 하셨는데, 그걸 빼면 대통령이 안 됐을텐데 어떻게 빼고 평가하느냐"며 "혹시 제2의 전두환이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느냐"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강경하게 반박했다. 윤 후보는 "5·18 정신이 헌법 개정 때 전문에 들어가야 한다고 줄곧 주장했고, 대학 시절에도 12·12 군사반란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 역사인식은 변함없고, 민생을 챙기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어떤 정부이든 업무 방식이나 정책을 뽑아써야 한다는 취지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5·18 피해자 분들께서 아직 트라우마를 갖고 계시기 때문에, 경선이 끝나면 광주에 달려가서 그분들을 과거에 했던 것 이상으로 더 따듯하게 위로하고 보듬겠다"고 에둘러 사과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홍준표 후보는 윤 후보의 검사 시절 '적폐 수사' 이력을 조목조목 짚으며 정밀 포격을 시도했다. 홍 후보가 "문형표 전 장관을 수사할 때 '박근혜만 불면 봐주겠다'고 했고, 김관진 안보실장 수사 때도 '이명박이 시켰다' 한 마디만 하라고 했다던데 사실이냐"고 묻자 윤 후보는 "터무니없는 말씀이다. 중앙지검장이 누구 심문하는 것 봤느냐. 근거없는 이야기 하지 말라"고 맞받았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 형집행정지를 중앙지검장으로서 불허했는데, 좀 받아주지 그랬느냐"는 홍 후보의 질문에 윤 후보는 "형집행정지는 위원회에서 의사들이 네 명 모두 반대했다"고 해명했다. "전 대통령의 자택까지 검찰에서 경매하는 건 너무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기소돼서 법원의 환수조치가 내려지면 기계적으로 이뤄지는 일이어서 예외를 두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홍 후보가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두고 "2010년도 주식계좌를 공개하셨던데, 실제 공개돼야 할 것은 조작이 공격적으로 이뤄진 2011~12년 시점의 계좌"라고 지적하자 윤 후보는 "이모 씨의 위탁관리를 얘기하셨기에 이모 씨와의 관계가 2010년 5월에 정리됐기 때문에 그 부분만 공개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후보자 대구경북 토론회가 20일 오후 대구문화방송에서 열린 가운데 유승민 후보가 토론회장으로 들어가기 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후보자 대구경북 토론회가 20일 오후 대구문화방송에서 열린 가운데 유승민 후보가 토론회장으로 들어가기 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후보자 대구경북 토론회가 20일 오후 대구문화방송에서 열린 가운데 원희룡 후보가 토론회장으로 들어가기 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후보자 대구경북 토론회가 20일 오후 대구문화방송에서 열린 가운데 원희룡 후보가 토론회장으로 들어가기 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후보들은 서로 맹타전을 주고받다가도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연관된 '무료변론'과 '대장동' 등 의혹에는 즉시 총구를 밖으로 돌렸다.

'대장동 일타강사' 원희룡 후보는 주도권 토론 시작부터 "대장동 비리로 나타나기 시작한 이재명 후보의 가짜 능력, 가짜 공정이 검찰·경찰·국가기관에 의해 은폐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친한 사람에게 무료변론을 해준 것은 김영란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엄호했던데,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윤 후보는 "변호라는 법률 서비스는 경제적 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그게 해당이 안 된다는 것은 도저히 권익위원장의 답변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홍 후보는 "그 정도 변호사를 구하려면 법조 상식으로 최소 20억원은 든다. 2억원만 가지고 그런 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할 수 없다. 변론이라는 용역을 제공한 것이기 때문에 설사 돈을 안 받았다 치더라도 김영란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유 후보도 "단순한 김영란법 위반 수준이 아니라 뇌물이나 다른 불법 정치자금일 수 있다고 보고있으며, 당이 강도높게 대납비용에 대해 재산 내역을 꼼꼼히 따져 공격해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이어 홍 후보는 "오늘 문 대통령에게 (대장동 의혹) 특검을 안 받아들이면 윤석열 검찰이 원전비리와 울산시장 사건 수사를 중단한 것, 판문점에서 USB를 김정은에게 넘겨준 것은 반드시 죄책을 묻겠다고 했다"며 "윤 후보는 문 대통령이 특검을 수용하지 않으면 이런 수사를 해서 형사처벌할 용의가 있느냐"고 문 대통령과 윤 후보를 싸잡아 공격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가 "사법 시스템을 정상화해 시스템에 따라 처벌을 해도 하는 것이지, 대통령이 될 사람이 누구를 처벌하고 감옥에 보낸다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끼자 홍 후보는 재차 "그러면 안 할수도 있다는 말인가"라고 질문했다.

윤 후보는 "대통령은 사법시스템이 잘 굴러가도록 관리하는 사람이지 누구를 처벌한다 안 한다고 말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시스템이 정상화되면 법을 어긴 사람들은 다 사법처리가 되지 않겠느냐"고 직접적인 표현을 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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