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누리호 비행 성공…ICBM 개발도 가능할까?

우주발사체와 대륙간탄도미사일 원리 같아…軍 "ICBM 보유 계획은 없어"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연합뉴스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독자 기술로 우주 발사에 성공한 국산 첫 발사체 '누리호'(KSLV-Ⅱ)에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개발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진다. 군 당국은 ICBM 개발 계획이 없다면서도 미사일 개발에 도움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1일 정부 등에 따르면 누리호의 발사체 1단은 75t급 액체엔진 4개 묶음(clustering)으로 총 300t급, 2단은 액체엔진 1기 75t급, 3단은 액체엔진 7t급으로 각각 구성됐다.

국내외 보안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론상으로는 인공위성 발사체와 ICBM 발사체 원리가 같은 만큼 개발 자체에는 큰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누리호에 적용한 액체연료 발사체를 활용해 당장 ICBM을 발사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그러나 누리호 발사에서 봤듯 연료탱크에 액체연료를 충전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로 인해 국제 군사위성이나 적국 감시망에 포착되기 쉽다 보니 발사하기도 전에 요격당할 가능성이 대두된다. 액체연료를 실내 등 밀실에서 충전하는 것도 안전 문제로 인해 쉽지 않고, 연료를 주입한 뒤에는 단시간 내 발사해야 엔진 부식을 막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군사용 미사일 대부분은 고체 연료를 사용한다. 미국은 그간 국내 전쟁 발발을 억제하고자 국산 발사체에 고체연료를 쓰지 못하도록 제한해 왔다.

지난해 7월 한·미 미사일 지침이 개정된 만큼 우리 군도 로켓에 고체연료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당시 미국이 미사일 지침을 개정한 것은 국군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개발을 허용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미사일방어망(MD)을 구축하려면 국내에도 미사일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같은 달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종합시험장에서 우주발사체용 고체추진기관 연소시험을 벌였다.

이때 실시한 연소시험은 오는 2025년 국군이 전남 고흥발사장에서 초소형 정찰위성을 발사할 때 쓸 고체연료 발사체를 테스트한 것이다. 이 고체연료 발사체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ICBM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제사회의 시선, 북한을 비롯한 주변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국군이 당장 ICBM 개발에 착수하기란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우리 군은 ICBM 보유 계획은 없다. (누리호 개발 기술이) 현무시리즈 미사일 개발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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