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용만 검도 사범 "깨지고 갈라지던 죽도, 코팅으로 수명 연장"

죽도 개량 성공…공장 여러곳 문의 끝에 자체 개발
인체 유해 검사서도 안전성 확보…실업·대학 선수 사용 해보고 호평

신용만 사범이 기존 죽도의 타격 부분에 코팅유를 칠해 탄성과 강도가 몰라보게 좋아져 검도계가 주목하고 있다. 죽도에 코팅유를 모습. 이창환기자
신용만 사범이 기존 죽도의 타격 부분에 코팅유를 칠해 탄성과 강도가 몰라보게 좋아져 검도계가 주목하고 있다. 죽도에 코팅유를 모습. 이창환기자

후진 양성에 평생을 받친 검도인이 죽도 개량에 성공해 검도계가 술렁이고 있다.

죽도 개량의 주인공은 검도 8단 신용만(60·정훈검도관장·전 달서구청 감독) 사범이다. 그는 최근 죽도의 타격 부위에 고무 코팅을 처리해 죽도 수명과 안전성을 크게 개선했다.

죽도는 네 조각의 대나무를 엮어 만든다. 조각으로 엮은 덕분에 타격할 때 특유의 경쾌한 소리가 나지만 잘 깨지고 갈라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타격 부위에서 떨어진 대나무 파편이 선수의 눈을 찌르기도 하고, 바닥에 떨어져 발에 상처를 입는 경우가 적잖았다.

검도계에서 죽도의 안전성 문제가 항상 도마 위에 올랐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없었다. 수명도 짧아 직업 선수들은 한 달에 개당 4만~5만원가량의 죽도를 3, 4개씩 구입할 정도였다.

일본에서 플라스틱 재질의 카본죽도가 나왔지만 가격이 비싼 탓에 실용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한 신 사범은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회원이 줄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연구에 몰두했고, 올 초 '죽도 타격 부분 안쪽에 코팅 처리를 해 보자'는 아이디어가 순간 떠올랐다.

그는 올 1월 대구에 주소를 둔 고무제품 생산업체에 무작정 전화를 걸었다. 수십 곳에 전화를 하던 중 자동차 및 산업용 고무제품 생산 업체인 피씨케이(주) 이동원 대표와 우연히 통화가 됐다. 신 사범의 요청을 받은 이 대표는 3월 코팅유를 자체 개발했다. 한국건설환경시험연구소의 인체 유해 검사에서 안전성까지 확보했다.

신 사범은 합성고무제조업으로 사업자등록도 냈다. 그는 코팅유를 '다솜유'로, 코팅한 죽도를 '다솜죽도'라고 이름 지었다. 그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의 홍익의 순우리말이 '다솜'"이라고 했다.

다솜죽도는 다솜유를 죽도의 타격 부분인 대나무 4조각의 안쪽에 일일이 칠해서 건조하는 방식이다. 다솜유를 바른 죽도는 규정 무게를 유지하면서도 탄성과 강도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그는 죽도를 구입해 손수 코팅 처리한 뒤 보급하고 있다. 특허를 낼 계획도 있다.

최근 중국에서 온 죽도 전문가가 "최고의 제품이다. 일본으로 수출도 가능하다"며 높이 평가했다. 일부 실업 및 대학 선수들이 사용한 결과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신 사범은 "현재는 실업대회 상품 등으로 보급하고 있다. 선수들이 안전하게 죽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했다.

신용만 사범이 기존 죽도의 타격 부분에 코팅유를 칠해 탄성과 강도가 몰라보게 좋아져 검도계가 주목하고 있다. 죽도에 코팅유를 모습. 이창환기자
신용만 사범이 기존 죽도의 타격 부분에 코팅유를 칠해 탄성과 강도가 몰라보게 좋아져 검도계가 주목하고 있다. 죽도에 코팅유를 모습.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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