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돈 대신 사랑으로 결제하세요

맥도날드는 일시적으로 새로운 방식의 결제 방식을 도입했다. 사진: 유튜브 채널
맥도날드는 일시적으로 새로운 방식의 결제 방식을 도입했다. 사진: 유튜브 채널

지구촌 최고의 스포이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1억 명이 지켜보는 스포츠인만큼 글로벌 기업들은 이때를 노린다. 그만큼 광고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매년 슈퍼볼 광고의 비용은 약 450만 달러인데 우리나라 돈으로 약 49억 원 정도이다. 즉, 1초에 1억 6천만 원이 소요되는 셈이다. 눈 한번 감았다 뜨면 수억 원이 소비되는 것이다.

광고인이라는 직업병 때문일까. 나는 사실 슈퍼볼보다 슈퍼볼 광고에 더 관심이 간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광고가 있어서 소개한다.

"돈은 필요 없습니다. 대신 사랑을 내세요"

당신이 햄버거 가게에 갔다고 치자. 햄버거를 고르고 지갑을 꺼낸다. 결제를 하려는 순간 점원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당장 누군가에게 전화해서 사랑한다는 고백을 할 수 있을까? 아님 "무슨 말이냐고. 그냥 돈을 지불하겠다"라는 말이 나오겠는가. 이 캠페인은 맥도날드가 실제로 진행한 프로모션이다. 그리고 이들의 리액션을 담은 광고를 슈퍼볼 광고로 송출했다.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Are you serious?(진짜입니까?) 라며 되묻는 사람들, 같이 온 엄마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머뭇거리는 아들, 사랑 고백을 하고 공짜 햄버거를 받아들고 행복해하는 가족 등의 모습이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던 워렌 버핏의 말이 틀렸다. 맥도날드는 그를 쑥스럽게 만들었다. 적어도 이날은 말이다. 햄버거를 공짜로 주면 기업 입장에서는 적자이다. 그런데 왜 맥도날드는 이런 적자 마케팅을 했을까?

사랑한다는 고백을 받고 아들을 안아주는 엄마의 모습. 사진: 유튜브 채널
사랑한다는 고백을 받고 아들을 안아주는 엄마의 모습. 사진: 유튜브 채널

바로 기업은 이미지에 죽고 살기 때문이다. 당장의 적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햄버거는 몸에 좋지 않아" "햄버거는 정크 푸드야" "아이들에게 햄버거를 못 먹게 해!"라는 인식과 싸우는 것이다. 햄버거를 통해서도 이렇게 울고 웃을 수 있다는 그 이미지 하나를 위해서 이런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지금도 많은 브랜드들이 오늘만 사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 오늘의 수익, 오늘의 매출에 집중한다. 짧게 가려면 그렇게 해도 된다. 하지만 멀리 가려면 그 브랜드만 가질 수 있는 고유한 이미지를 만들어라.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이미지. 사람을 사랑하는 이미지, 환경을 아끼는 이미지, 우리 다음 세대까지 고민하는 이미지 말이다.

브랜드는 이미지다. 그 이미지 하나에 생사가 갈린다. 지금 기업을 운영한다면, 사업을 한다면, 장사를 한다면 명심하라.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이미지를 만들어라. 사람들은 그 이미지로 브랜드를 평가한다. 브랜드의 살 길은 바로 그 이미지 속에 있다.

사람들은 돈 대신 사랑으로 햄버거를 결제하기 시작했다. 사진: 유튜브 채널
사람들은 돈 대신 사랑으로 햄버거를 결제하기 시작했다. 사진: 유튜브 채널

'어떻게 광고해야 팔리나요'의 저자(주)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어떻게 광고해야 팔리나요'의 저자(주)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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