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수병 미스터리에 표창원 "직원 숨졌어도… 심리 부검 필요"

프로파일러 표창원 범죄고학연구소장. 연합뉴스
프로파일러 표창원 범죄고학연구소장. 연합뉴스

프로파일러,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은 회사 동료 2명이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신 뒤 의식을 잃고 쓰러진 사건의 피의자로 추정되는 사망 직원을 상대로 '심리적 부검'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표 소장은 22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해당 사건을 "정말 충격적이고 의문투성이인 사건"이라고 밝히면서 "사건의 진실을 여전히 모른다.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려면 강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달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회사에 다니는 남녀 직원 2명이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생수병의 물을 마신 뒤 의식을 잃었다. 이들 중 한명의 혈액에선 독극물 성분이 검출됐지만, 이들이 마신 생수의 용기에는 독극물이 검출되지 않아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다음 날인 19일 두 직원과 같은 팀에서 근무하던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결과 A씨는 타살정황이 없고 독극물 중독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경찰은 A씨가 이번 사건과 연관돼 있다고 보고 특수상해 혐의(생수병에 독극물을 넣어 동료 직원 2명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A 씨는 사건 발생 전 '환자의 혈액에서 독성물질 검출이 쉽지 않았다'는 내용의 논문을 찾아본 것으로 밝혀졌다. 또 그의 집에서는 피해자의 부검에서 검출된 독극물을 포함 여러 종류의 독극물과 이를 배송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택배상자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뒤 몇시간 뒤에 신고가 이뤄졌기 때문에 물병이 바뀌었거나, 물병 안의 독극물이 남아있지 않을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조사를 진행중이다.

표 소장은 심리적 부검을 강하게 주장했다. 피의자는 숨졌지만, 그에 관한 수집 가능한 모든 기록과 자료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심리적 부검은 망자의 주변 사람들, 사망 직전에 만났던 사람, 혹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람, 가족, 어린 시절 선생님이나, 친구, 가능한 모든 사람들을 만나서 조사하는 것"이라며 "이런 사건일수록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 사람은 심리적으로, 성격적으로 어떤 사람인가', '당시 상황은 어떤 상황에 놓여 있었나', '이것들을 모두 종합해봤을 때 극단적 선택을 하기에 충분한 심리적 동기가 발견되는가, 그렇지 않은가' 그런 심리적 부검을 해봐야만 극단적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실제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인지 그에 대한 추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접적으로 사건과 관련 없다고 해도, 그간 이 사람이 느꼈던 것, 살아왔던 것, 해왔던 것, 남들에게 보여준 것과 다른 모습들, 많이 우울했는지, 슬펐는지, 아팠는지, 혹은 분노에 차 있었는지, 불만을 가지고 있었는지, 사람에 대해, 세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해왔는지 이런 것들을 모두 파악해야만 되는 것"이라며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우선 디지털 기록들을 다 확인해야 될 테고, 혹시 어디에라도 끄적인 메모가 있는지 모든 것들을 다 파악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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