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아내 강윤형 씨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해 "소시오패스의 전형"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이 지사 측 현근택 변호사(전 이재명 캠프 대변인)와 원 전 지사 간 설전이 벌어져 두 사람이 생방송 중 자리를 뜨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원 전 지사와 현 변호사는 23일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해 강 씨의 '소시오패스' 관련 발언을 두고 8분여간 고성을 내고 삿대질을 하며 격하게 맞서는 등 방송사고에 가까운 장면이 연출됐다.
방송 시작과 동시에 진행자인 허일후 아나운서는 강 씨의 발언을 언급하며 '직접 진단 없이 추측성 발언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원 전 지사 본인과 미리 의논한 내용이었냐' 등 질문을 했다.
원 전 지사는 우선 "저는 분명히 선포하는데, 결혼할 때 평생 어떤 경우에라도 아내 편에 서기로 서약했다. 때문에 아내 발언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같이 질 것"이라며 "진단이 아닌 의견을 이야기 한 것이다. 보통 환자들의 경우 오랜 관찰로 정보를 취합해야 소견을 밝히는데, 이 지사의 경우 너무나 많은 정보가 이미 공개돼 있다"고 설명했다.
원 전 지사는 이 지사에 대해 "나도 소시오패스가 뭔지 잘 모르지만, 남이 느끼는 고통에 상대적으로 감도가 떨어져서 다른 사람 상처에 무감각할 수 있다"며 "본인이 자각하고 있으면 치유나 행동 개선이 쉬운데, 전문가적 입장에서 볼 땐 쉽지 않은 유형에 속한다"며 지적했다.
이같은 원 전 지사의 발언을 듣고 있던 현 변호사가 "공식적으로 사과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고 운을 떼자 원 전 지사는 "사과를 왜 하죠?"라고 되물었다.
이에 현 변호사는 "일반인이 이야기하는 것과 의사가 이야기하는 것은 다르다. (강씨 주장은) 단순히 의견표명으로 볼 수 없다"며 "정신병적 문제를 제기했을 때는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이나 허위사실, 민사상 불법행위가 될 수 있고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며 공식 사과를 재차 촉구했다.
원 전 지사는 "후보로서 공식적으로 이야기하겠다. 사과할 일이 아니다. 방송에서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한 것일 뿐이다. (이재명 측의) 억압적 협박에 기시감이 든다"며 "진실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면 어떤 형사처벌이든 감내하겠다"고 맞받았다.
이후 강 씨의 발언에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두 사람의 치열한 의견 다툼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협박하시는 겁니까. 법적 조치 하시라, 책임진다니까(원희룡)" "의견을 말하는데 왜 말을 못하게 하냐(현근택)"며 서로에게 삿대질을 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진행자 만류에도 말싸움은 중단되지 않은 채 이어졌고, "왜 이렇게 화를 내시냐, 참 어이가 없네(현근택)" "무슨 화를 내는 거냐(원희룡)"며 감정싸움으로 치달았다.
급기야 현 변호사는 방송 도중 자리를 떴다. 제작진은 원활한 방송 진행을 위해 현 변호사에 퇴장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변호사가 자리를 비운 뒤에도 원 전 지사는 여전히 감정이 격해진 채로 "나는 내 아내가 허위를 얘기할 사람이 아니라고 믿는다. 제가 책임진다. 내 아내도 못 지키는 사람이 무슨 나라를 지키냐"라며 "제 아내의 의견을 허위로 몰며 아내의 명예를(훼손했다). 학회 제명을 왜 이재명 캠프가 이야기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전 지사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현 변호사의 빈자리를 노려보며 "제 아내를 허위선동범으로 몰고, 고발하세요! 구속시키라고! 이런 사람(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어디 발언하겠느냐"고 고함쳤고, 이 발언을 끝으로 자리를 비웠다.
원 전 지사는 잠시 휴식 후 자리로 돌아와 방송을 재개했다.
이에 대해 MBC라디오 측은 "시청자분들께 방송 중간에 불편함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품위 있는 방송을 위해 더욱 노력하는 정치인싸가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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