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위드 코로나의 그늘…주문 줄어 걱정인 배달전문업체들

18일 거리두기 방역지침 완화되면서 매출 타격
도시락 배달 업체들 시름 더 깊어…직장인들 도시락 주문 안 해
배달업 발 빼는 사람도 수두룩…업종별 차이 나니 기다려 보겠다는 의견도

대구 시내 도로에서 배달 이륜차가 횡단보도를 따라 질주하고 있다.매일신문DB
대구 시내 도로에서 배달 이륜차가 횡단보도를 따라 질주하고 있다.매일신문DB

삼겹살 배달 전문 업체를 운영하는 A(44) 씨는 요즘 가게 매출표를 보며 한숨만 짓는다. 다중이용시설 인원제한 확대와 영업시간 연장 등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이 완화된 지난 18일부터 매출이 평소보다 반토막으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주말 점심이면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주문이 밀렸지만 요즘은 주문이 도통 들어오지 않는다.

'위드 코로나' 소식에 대다수 자영업자들이 쾌재를 부르는 가운데 일부 배달 전문 자영업자들은 시름을 앓고 있다. 거리로 나오는 손님들이 많아지면서 배달 수요가 멈칫하는 모습을 보이자 업종 변경 등을 고민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직장인을 상대로 한 도시락 배달 전문 업체 등은 타격이 상당하다.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그동안 막혔던 사적모임이 가능해지게 되면서 점심부터 도시락 배달 대신 식당 방문을 선호하는 직장인들이 줄줄이 생기면서다. 최근 들어 만만찮은 배달비까지 '배달 비선호'에 영향을 끼쳤다.

도시락 배달 업체 사장 B(50) 씨는 "코로나19 이후 배달이 뜰 것이라고 생각해 배달 전문 업체 장사를 시작했다. 직장인들 점심 수요도 넘쳐 나름 장사도 잘됐다"며 "하지만 지난주부터 점심 도시락 배달 주문이 확 줄었다. 주문을 자주 하는 한 단골 회사는 장부까지 만들어놨는데 지난주에 '주문을 그만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배달업에서 발을 빼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24일 자영업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개인 사정으로 배달 전문점 매매한다', '권리금 인하해 배달 전문점 양도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배달 업체가 정리되는 것을 반기는 이들도 적잖다. 배달 수요가 음식이나 지역마다 차이가 있고, 배달업 자체가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어 일부 자영업자는 '홀 영업'도 저울질하고 있다.

회 배달 업체 사장 C(38) 씨는 "지난주부터 배달 건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그렇다고 배달업이 아예 죽지는 않을 것 같다. 우리는 수산물이라는 특수성이 있어서 가을 전어, 방어철을 맞아 회 배달을 찾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며 "주위에서 매출 하락을 대비해 홀 영업을 함께한다. 하지만 인테리어 공사비가 들어가는 만큼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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