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핫키워드] '설거지론' '퐁퐁단' 뜻 뭐길래? 요즘 온라인 화제

주방세제 '퐁퐁' 상품 이미지와 물음표 글자 합성. 매일신문DB
주방세제 '퐁퐁' 상품 이미지와 물음표 글자 합성. 매일신문DB

최근 온라인에서는 '설거지론'과 '퐁퐁단' 등의 신조어가 언급되면서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 단어들을 매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남녀 간 논쟁 내지는 성 대결(젠더 갈등)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현재 관련 의견을 개진하는 네티즌은 남성이 다수인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해당 표현을 접한 기성세대들은 무슨 뜻인지 궁금해 하는 모습이다.

▶설거지론은 익히 알려진 '설거지'(식사 후 식기를 씻어 정리하는 것)과 '론'(論, 논하다는 뜻)의 합성어이다.

현재 네티즌들은 설거지론에 대해 설명하면서 다소 여성 혐오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연애 시기에는 상대의 외모를 중시하는 성향을 보이다가, 결혼에서는 좋은 경제 조건을 갖추되 연애 경험이 부족한 남자를 선택한다는 것.

그러면서 결혼 생활의 주도권은 여성이 갖게 되고, 이에 상대방 남성은 결혼 생활에서 애정 관계를 만족스럽게 누리지 못하면서 경제 등 각종 의무만 지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결혼 또는 결혼 생활을 두고, 기존 속어인 '설거지를 당했다'와 비슷한 뉘앙스로, 음식물이 온전히 남지 않은 잔반만 있는 식기를 설거지하는 상황에 처했다며, 다소 여성 혐오적인 뉘앙스를 가미한 비유적 표현인 '설거지론'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다.

▶퐁퐁단은 주방세제의 대표적 브랜드인 '퐁퐁'과 단체, 조직, 그룹 등을 뜻하는 '단'(團)의 합성어이다.

결혼 생활에서 배우자에게 경제권을 빼앗기거나 맞벌이·가사노동·육아 등의 상황에서 더 많은 부담을 지는 것을 두고, 주로 남성들이 스스로 비하하며 비슷한 처지의 남성들을 묶어 가리키는 뉘앙스의 표현이다.

설거지론과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맥락에서 만들어졌다. 설거지론과 비슷하게 부당한 상황에 처했다는 맥락이다. 비슷한 의미의 신조어로 '퐁퐁남' 과 '퐁퐁시티'(퐁퐁단 또는 퐁퐁남이 많은 지역)도 있다.

▶그러면서 '취집'이라는 기존 신조어가 설거지론과 퐁퐁단의 연관 키워드로 함께 언급되고 있다.

취집은 '취직 대신 시집'의 줄임말이다. 남성을 대상으로 쓰는 '장가'가 아닌 '시집'을 활용한 표현이기에 주로 여성들의 사례를 가리키는데, 무직자의 경우 결혼을 우선시해 취업 준비를 포기하고, 직장이 있더라도 역시 결혼을 우선시해 직장을 그만두는 성향 및 행위를 가리킨다. 취업 및 직장 생활보다 결혼에서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이 바탕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또한 헌신의 대명사로 인식됐던 '기러기 아빠'에 대한 재평가도 함께 진행되는 모습이다. 외국으로 떠나 생활하는 아내와 자식을 위해 남편이 홀로 뒷바라지를 하는 것을 두고 마냥 헌신이라고만 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

아울러 좀 더 과거부터 쓰인 '공처가'(부인을 두려워하는 남편, 恐(두려울 공)·妻(아내 처))라는 표현 역시 설거지론과 퐁퐁단의 연관 키워드로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신조어들이 큰 관심을 얻고 있는 것의 바탕에는 만연화 된 청년실업 문제, 역시 굳어진 것으로 보이는 결혼 시장의 남초(남성의 수가 여성의 수보다 많은 것) 상황 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설거지론과 퐁퐁단 등의 정의는 여전히 생성 단계에 있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논쟁이 계속 쌓여야 좀 더 명확한 뜻이 성립될 것으로 보인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