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T 통신망 1시간 먹통에…서민들 발만 '동동'

대구경북 일대 통신 장애 파장
식당 점심값 카드 결제 막히고 병·의원 백신 접종 등 수기로
기업·대학교 화상회의도 차질…향후 보상 논의 마찰 빚을 듯

25일 점심시간을 앞두고 KT인터넷이 마비되면서 대구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11시20분쯤부터 전국 KT 유·무선 통신에 장애가 발생하자 북구 침산동 맥도날드 DT점 직원들이
25일 점심시간을 앞두고 KT인터넷이 마비되면서 대구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11시20분쯤부터 전국 KT 유·무선 통신에 장애가 발생하자 북구 침산동 맥도날드 DT점 직원들이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아 카드 결제가 어렵다'는 안내문을 붙인 뒤 혼란한 상황을 수습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5일 오전 11시20분쯤부터 전국적으로 KT 유·무선 통신 서비스가 약 1시간여 먹통이 되며 사회 곳곳에서 피해와 혼란이 잇따랐다. 점심시간을 맞은 식당가는 카드결제 통신망이 마비되며 손님과 소상공인 모두 큰 불편과 피해를 입었고 일터와 병원, 약국 등에서도 예상밖의 상황에 시민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KT의 통신망 마비는 이날 오전 11시 20분쯤부터 시작됐다. 모바일과 유선 인터넷 모두가 끊기면서 복구시점까지 1시간여동안 모바일과 유선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했고, 일부 무선전화 연결은 가능했지만 유선 전화는 이용에 차질을 빚었다.

가장 큰 혼란이 발생한 곳은 점심시간을 맞은 식당가였다. 시내 곳곳 카페와 식당에는 점심 식사를 끝낸 손님들이 몰려와 카드를 꺼냈지만 매장 내 직원은 "포스기 결제가 안 돼서 이체를 부탁드린다"고 양해를 구했다. 손님들은 스마트폰으로 송금 내용을 보여주거나 현금을 꺼냈다. 주문과 계산 과정이 길어지는 탓에 뒤따라 들어온 손님들 일부는 기다려야 했다.

KT통신망에 의존하던 일터에서도 일순간에 큰 혼란이 있었다. 영업직 종사자 D(30) 씨는 "오전 11시 넘어서부터 사무실 전화가 먹통이 됐다. 업무 특성상 본사와 전산상 서류를 보내거나 받는 일이 많고, 고객 주문을 넣어야 하는데 아예 막혔다"고 말했다.

KT 회선을 사용하는 병·의원에서는 인터넷을 통한 환자조회나 백신접종등록, 결제 등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진료가 마비됐고, 약국에서도 인터넷 사용이 되지 않다 보니 컴퓨터를 통한 처방전 등록과 결제 등의 업무를 볼 수 없었다.

온라인 수업과 교육분야에서도 통신망 문제로 혼란이 발생했다. 취업준비생 G(26) 씨는 이날 온라인 줌으로 장애인 그림 교육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이트가 안 되면서 화상 채팅방에 접촉할 수 없었다. 급히 재접속 했지만 이마저도 불가능했다. 학교 졸업을 위해 봉사활동 이수가 필요한데 교육 미참여로 불이익을 받을까 전전긍긍했다. 대학생 H(24) 씨는 "온라인 줌으로 교수님들과 화상 미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꺼져 당황했다"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오후 "12시 45분쯤 KT로부터 서비스 복구가 보고됐다"며 "과기정통부는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대응 중으로 사고원인에 대해 심층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KT에는 이용자 피해현황을 파악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통신장애로 인한 피해가 적잖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향후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보상 논의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국내 통신사들은 약관 상에 통신요금 이외에는 보상 근거를 두지 않고 있어 간접 피해는 구제가 어려우며, 피해사실 증명 역시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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