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힘 대선 경선 충청 토론회…설전 없이 지역 현안 차분한 진행

경제·복지·안보 분야 의견 교환…최종경선 투표 개시일(11월 1일) 임박에 당원 향한 구애 나서기도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25일 오후 KBS 대전방송총국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합동토론회 시작 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25일 오후 KBS 대전방송총국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합동토론회 시작 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후보. 연합뉴스

25일 오후 대전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대선 경선 충청지역 텔레비전 토론회는 후보들 간 설전이나 공방이 거의 없는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원희룡·유승민·윤석열·홍준표(가나다 순) 후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두둔 발언', '개 사과 논란', '여당 대통령 후보를 향한 후보 부인의 공격성 발언', '패밀리 비즈니스' 등 최근 정치권을 뒤흔든 화두를 꺼내거나 상대 약점을 파고드는 대신 대부분 시간을 지역 현안에 대한 해법을 다루는 데 할애했다. 경제·복지·안보 분야에 대한 서로의 견해를 확인할 때도 침착한 어조를 유지했다.

상대적으로 원 후보가 공세적 태도를 보이긴 했지만 타깃은 당 내 경쟁자가 아니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다. 정치권에선 그동안 불꽃이 튀었던 후보 상호 간 격렬한 공방이 최종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당 안팎 우려와 예의·격식을 중시하는 충청 민심을 반영한 결과가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원 후보는 지역 현안에 대한 논의가 끝나자마자 주도권 토론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잡을 수 있는 방안'을 물으며 긴장감을 높였다. 이에 홍 후보는 ▷대장동 의혹 ▷후보의 품행 제로 처신 ▷변호사 비용 대납 의혹 ▷포퓰리즘에 입각한 공약 등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후보 역시 "대장동 의혹에 대한 검증이 우선이며, 이 후보의 기본 시리즈 공약이 얼마나 허무하고 말이 안 되는지를 집중적으로 다룰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 광역자치단체장을 지낸 이 후보와 경제정책을 두고도 대등한 토론이 되겠느냐는 원 후보 질문에 "자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원 후보는 이 후보 지지층 주축을 이루는 40대 연령층의 '이 당 저 당 다 싫은데 그나마 이 후보는 뭐라도 바꿀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에 들지만 국민의힘 후보는 왕처럼 굴거나 이월상품이라서 싫다'는 의견을 인용하며 윤·홍 후보를 자극했다. 윤 후보의 '손바닥 왕(王)자 논란'과 홍 후보의 '대선 재수'를 꼬집은 것이다.

이에 홍 후보는 "저는 왕(王)자를 (손바닥에) 쓴 적은 없다"며 윤 후보를 견제하면서도 "이월상품이라고 하면 윤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가 이월상품이 아니냐. 2030세대들이 제게 열광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대응했다. 윤 후보는 질의시간이 부족해 답변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유 후보가 "만약 본선에서 이 후보와 경제를 주제로 토론을 한다면 자신 있느냐?"고 역공에 나서자 원 후보는 벌써 두 차례나 기본소득을 주제로 이 후보와 경합을 치렀고, 결코 밀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양강인 윤·홍 후보는 '쉬운 해고+실업자를 위한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가능성과 '집권 시 언론 개혁 방안' 등을 두고 의견을 주고받았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윤 후보는 자신의 선영이 있는 충청지역과 인연을 강조했고 '충청의 아들'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득표에 공을 들였다. 홍 후보는 여야를 막론하고 '말썽 많은 후보'로는 대선을 치를 수 없다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유 후보는 이날도 '경제 대통령' 이미지 각인에 주력했고, 원 후보는 경선은 인기투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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