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사실 모두 예술가입니다. 인지를 못 하고 계실 뿐이죠. 기업 활동도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예술입니다."
유경희 미술평론가가 25일 대구 수성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탑리더스아카데미에서 '내 안의 예술가를 창조하라'는 주제로 강연을 열고 이렇게 강조했다.
이날 유 평론가는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일화를 소개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한 사업가가 그에게 '나는 평생 예술세계 밖에서 살아온 속물'이라고 말하자 "당신들의 모든 에너지는 한 시대의 도구를 주조하고, 매우 아름다운 축적물을 창조하는 숭고한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아름다움"이라고 대답했다는 것.
유 평론가는 '내 안의 예술가'를 발굴할 방법으로 ▷떠나라 ▷관계를 맺어라 ▷결핍을 활용하라 ▷'되기'를 실천하라 ▷낯선 것끼리 연결하라 등 다섯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먼저 '떠나라'에 관해서는 "집을 떠나라는 것은 상징적 의미이고, 결론은 '익숙한 것에서 떠나라'는 얘기다. 내 스스로 그 상황과 장소에 어색한 '타자'가 돼야 예술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유 평론가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두 번째 키워드로 제시했다. 그는 "반 고흐는 우체부 그림도 그렸고, 자신이 좋아했던 유모도 그렸다. 가까운 우정의 관계로 예술을 창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핍'에 관해서는 인간에게 어떤 결핍이 만들어내는 '타자성'에 주목했다. 그 상황 혹은 사회에서 '주류'가 아닌 '타자'로 머무르게 만드는 결핍을 예술로 승화시킨 이들이 많았다는 얘기다.
유 평론가는 "편모, 편부, 싱글대디, 싱글맘 등 정상적으로 안전하게 자란 예술가들은 별로 없다. 애정결핍, 혹은 방임돼 자랐거나 질병, 외모, 흙수저, 장애 등 '타자성'이 존재했다"며 "BTS도 '흙수저에서 빌보드까지'라고 하지 않나. 자기가 가진 타자적 모습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되기'를 언급한 그는 "지금은 멀티페르소나의 시대"라며 사례로 방송인 유재석의 '부캐'를 들었다. 유 평론가는 "가끔은 일관된 사람이기를 포기해야 한다. 계속 일관된 모습만 보여주면 재미가 없다"며 "들뢰즈에 따르면 '되기'는 그저 외형을 흉내 내는 모방이 아니라 카멜레온이 환경에 따라 몸의 색을 바꾸는 것과 같은 '존재론적 닮기'"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어울리지 않는 것끼리 연결하라"며 현대 예술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게 아닌 '에디톨로지', 즉 편집임을 강조한 유 평론가는 "그래도 창작을 못 하겠다면 그림을 사고 수집하라. 예술품을 수집하는 것도 아이디어를 사는 것이고, 개념 미술"이라며 "창조의 핵심 포인트는 낯설게 만들고, 전혀 무관한 것들을 연결하는 것이며, 위대한 순간을 기다리지 말고 사소한 순간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참석자들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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