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태우 전 대통령, 42년 전 박정희와 같은날 세상 떠났다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숨졌다. 사진은 1988년 제13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하는 모습. 연합뉴스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숨졌다. 사진은 1988년 제13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하는 모습. 연합뉴스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89세 일기로 26일 눈을 감았다. 우연히도 이날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9년 10·26 사태로 서거한 날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노 전 태통령은 최근 병세가 악화돼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의료진의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삶을 마감했다. 고인은 지난 2002년 암 수술을 받으며 건강이 악화됐으며 희소병인 소뇌위축증과 천식 등의 지병으로 오랜 병상 생활을 해왔다.

공교롭게도 노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이날은 5~9대 대통령을 지낸 박 전 대통령이 42년 전 10·26 사태로 숨을 거둔 날이기도 하다. 마침 이날 박 전 대통령의 42주기 추모제가 박정희 대통령 생가보존회 주관으로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의 생가에서 열렸다.

박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은 생전에도 인연이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은 1956년 육군 제5보병사단 소대장으로 발령받았을 당시 사단장이던 박 전 대통령과 연을 맺었다. 노 전 대통령은 박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 경호실 작전차장보로 근무하기도 했다. 생전에 박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을 각별히 아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이 피살된 이후 노 전 대통령은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12·12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했다. 12·12 쿠데타로 전 전 대통령이 권력의 정점에 오르자 노 전 대통령은 제5공화국의 '2인자'로 군림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은 1987년 '6월 항쟁' 이후 진행된 직전세 선거에서 '위대한 보통 사람들의 시대'라는 슬로건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공산권 국가를 상대로 '북방외교'를 추진하는 등의 업적을 남겼다. 아울러 1991년 남북 고위급 회담을 개최해 북한과 기본합의서를 채택하고, 남북한 동시 유엔 가입을 성사시켜 남북 관계 정상화를 위한 토대도 마련했다.

하지만 퇴임 이후 노 전 대통령은 1997년 뇌물수수와 내란·반란혐의로 징역 17년을 선고받아 국가 원수에 대한 예우가 박탈됐다. 이후 1997년 12월 퇴임을 앞둔 김영삼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 조치로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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