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어린시절, 그 푸른 하늘을 우리 아이들에게 돌려주자

김동환 부경대학교 환경대기과학과 겸임교수

김동환 부경대학교 환경대기과학과 겸임교수
김동환 부경대학교 환경대기과학과 겸임교수

푸르고 높은 한국의 하늘은 이제 추억 속 사진에서만 접할 수 있을 만큼 멀어진 듯하다. 혼탁한 하늘을 만드는 미세먼지는 산업활동 및 자동차의 연소 과정과 같은 인위적 발생원에 의해 분출되며, 이때 생성되는 입자는 직경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미세분진·PM2.5)들이 대부분이다. 이 같은 미세분진은 유해성이 큰 중금속(Cd, Cr, As, Pb, Be 등)이나 방향족탄화수소류 같은 유독성 화학물질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인체의 호흡기 깊은 곳까지 들어가면서 침착되기 때문에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주로 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최근의 역학적 연구에서는 심혈관계 질환 발생과 저체중이나 조기 출산과 같은 생식 관련 이상에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 대기환경 규제 오염물질 중 SO2, CO, PM10, PM2.5 및 Pb 등 소위 개발도상국형 오염물질 농도는 1988년을 정점으로 하향 추세에 있다. 이는 저황유 사용, 청정연료 전환, 배출허용기준 강화 등 정부의 부단한 노력에 기인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기오염물질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음에도 시민들이 체감하는 오염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주된 이유로는 주민의 관심이 생활의 양적 증대에서 질적 향상으로 방향성이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배출가스에 대한 노출 위험도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지원, 저공해 자동차 보급에 따라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대구는 3면이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분지의 특성과 서북서풍이 우세한 기상학적 특성 때문에 도심의 서쪽과 북쪽에 있는 산단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바람을 따라 도심 내부로 침투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구는 사업장 규모별로 살펴보면 방지시설이 열악하거나 상대적으로 관리가 부실할 것으로 판단되는 4·5종 사업장 수가 전체 사업장의 90% 이상을 상회하고 있다. 그만큼 주거지 인근에 있는 노후 소규모 사업장이 규모 대비 대기오염물질을 과다하게 배출함으로써 건강상 위해 및 다양한 민원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환경문제 해결에 있어 지방정부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 만큼 대구시는 대기질 개선을 위해 경제적, 행정적 지원과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2019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소규모 사업장 방지시설 설치 지원사업'이다.

'소규모 사업장 방지시설 설치 지원사업'은 노후된 대기오염 방지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설치 비용을 보조하는 사업으로 환경개선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비용의 90%를 지원함으로써 미세먼지 배출허용기준 강화 등에 따른 대기오염물질 및 미세먼지를 저감할 수 있다.

사업자의 자발적이고 적극적 참여와 예산의 효율적 집행을 통해 사업자의 경제적 부담 완화와 새로운 환경 기술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전환되면서 대구의 대기질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의 환경은 지금 세대의 것이 아니라 미래 세대로부터 빌려 쓰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보며 자랐던 푸른 가을 하늘을 우리의 다음 세대에게도 물려주어야 하지 않을까. 보기 드물게 파란 하늘을 보며 문득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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