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文대통령 만난 이재명, 정세균도 만났다…"원팀 넘어 드림팀"

청와대서 50분 차담
李, 2017년 경선 당시 공세 사과…정책 관련 대화·덕담 주고 받아
추미애 전 장관과는 27일 면담…경쟁자들과 '원팀 구성' 공 들여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6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오후엔 경선에서 맞붙었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만난 데 이어 27일에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만남을 예고했다. 이 후보가 이처럼 '원팀' 구성에 박차를 가하는 데는 여전히 자신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일부 민주당 지지층을 끌어안으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 대통령과 50분간 차담회를 가졌다. 차담회에 단독으로 배석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에 따르면 이 후보는 비공개 환담에서 지난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문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던 것을 사과했다. 이후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가 역사적인 정부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끝까지 많이 도와 달라"고 화답했다.

이 수석은 비공개 차담에서 양측 모두 대선과 연결될만한 언급은 삼가고 덕담이나 일반적인 조언, 기후변화 대응 등 정책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는 야당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와 퇴임 후 정권의 신변 보장을 주고받았다", "문 대통령이 이재명 선거 캠페인의 병풍을 서줬다" 등 선거개입 공세를 가하는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 후보는 경선 경쟁자였던 민주당 경선 후보들을 차례로 만나 화학적 결합을 통한 원팀 구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여의도에서 정 전 총리를, 27일 정오에는 추 전 장관을 만나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제안할 계획이다.

경선 이후 이 후보는 정 전 총리와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으며 소통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후보도 정 전 총리가 당 대표 시절 자신을 부대변인으로 발탁하고 성남시장에 공천한 일화를 언급하며 스스로를 '정세균계'로 칭하는 등 친분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이에 앞선 지난 24일 이낙연 전 대표와 만남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고, 이 전 대표는 선대위 상임 고문직을 수락했다.

이 후보 수석대변인인 박찬대 의원은 "이 후보는 앞으로 함께 경선을 치른 후보님들을 차례로 뵙고 민주당 대선 선대위에 모시려 한다. 후보님들께서 가진 경륜과 개혁 정신, 젊은 패기, 자치 분권과 균형발전의 비전 등 한분 한분의 혜안을 한데 모으기만 해도 우리 민주당은 드림팀 그 자체"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차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차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원팀 정신은 구동존이(求同存異), 작은 차이는 존중하면서 큰 같음을 추구하는 것이다. 우리는 국민의 삶을 책임지고 국민이 겪는 당면한 어려움을 해결한다는 민주당의 가치에서 하나"라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야권 대선후보 결정 후 문 대통령과 면담 가능성에 대해 "요청이 있으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이 이날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면담을 일제히 비판하자 만남의 기회는 여야 모두에 열려있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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