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서거했다.
천식과 희귀병인 소뇌위축증 등 지병으로 오랜 병상 생활을 해온 노 전 대통령은 최근 급격한 병세 악화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의료진의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삶을 마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뒤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고, 이후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요양해왔다.
지병으로 희귀병인 소뇌위축증과 천식까지 더해져 투병 생활을 하면서 공개석상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올해 4월에는 호흡 곤란으로 119 구급대가 출동하기도 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 장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노 전 대통령이 호흡곤란 증상으로 고비를 겪은 뒤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아버지가 또 한고비를 넘겼다. 호흡 보조장치에 문제가 생겼던 것"이라고 전했다.
노 관장은 노 전 대통령 지병에 대해 "한마디 말도 못하고 몸도 움직이지 못한 채 침대에 누워 어떻게 십여 년을 지낼 수 있을까? 나는 단 한 달도 그렇게 살 수 없을 것 같다"며 "소뇌위축증이란 희귀병인데 대뇌는 지장이 없어서 의식과 사고는 있다. 이것이 더 큰 고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때로는 눈짓으로 의사 표현을 하시기도 하는데, 정말 하고픈 말이 있을 때 소통이 잘 안 되면 온 얼굴이 무너지며 울상이 되신다"라며 "아버지가 우는 모습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적었다.
그는 "지상에서 아버지(그리고 어머니)께 허락된 시간이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지만, 아버지는 나에게 확실한 교훈을 주셨다. 인내심이다"라며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버티고 계신 아버지를 뵈면 이 세상 어떤 문제도 못 참을 게 없었다"고 했다.

노 관장은 "어머니의 영혼과 몸이 나달나달해지도록 아버지를 섬기셨다"며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옥숙 여사가 매일 병간호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이 생전 앓았던 소뇌위축증은 균형을 담당하는 소뇌에 문제가 생겨 평형기능, 보행기능 등의 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중심을 잡기 힘들어 몸의 균형을 쉽게 잡지 못해 똑바로 걷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보행 장애와 함께 몸의 쏠림 현상이 발생한다.
시신경이 위축되기도 하며, 심하면 안구의 운동도 저하돼 나중에 실명에 이를 수도 있고, 청력도 잃을 수도 있다.
소뇌위축증은 정확한 발병 원인이 규명되진 않았고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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