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혁신인가, 문어발식 골목상권 진출인가'.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한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규모의 경제'를 이용해 골목상권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들은 자체 단체를 결성해 동반성장위원회에 특정 골목상권 업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엔 쿠팡이츠·배달의민족 등 대형 유통 플랫폼 기업들이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식자재를 납품하는 서비스를 두고 중소 자영업자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쿠팡이츠는 지난달 앱에 입점한 업체를 대상으로 유통기한이 임박한 신선식품을 최대 50% 할인하는 '패밀리 마감세일'이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4월 일부 입점한 업체에 대해서만 식품을 판매하는 '쿠팡이츠딜'이라는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확장한 것이다. 이는 쿠팡이츠와 경쟁구도에 있는 배달의민족이 지난 2017년 '배민상회'라는 서비스로 먼저 시작한 것이다. 업계에선 '공룡앱' 간 출혈 경쟁의 연장선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식자재납품업을 하는 중소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전국 식자재유통업에 종사하는 중소 자영업자들도 구성된 '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는 "식자재납품업에 대한 중소기업적합업종 신청서를 동반성장위원회에 지난 26일 접수했다"고 27일 밝혔다. 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 측은 "플랫폼 대기업의 식자재납품업 진출은 진입장벽이 낮고, 진출 규제가 없다"면서 "더욱이 가맹점과 소비자에 대한 정보 독점이 가능해 식자재유통 시장의 대부분을 대기업에 빼앗길 수 있다"고 했다.
대기업의 식자재납품업 진출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GS리테일은 동네슈퍼 등 개인 사업자에게 식자재 등 물류를 공급하는 'GS비즈클럽'이라는 서비스를 올해 안으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GS리테일이 슈퍼마켓·편의점을 운영하면서 이미 자체 공급망을 갖췄기 때문에 적은 투입 비용으로도 상대적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기업의 문어발식 시장 진출에 따른 소상공인 피해와 시장참여자의 증가에 따른 새로운 경쟁체제 사이에서 어느 곳에 방점이 찍힐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통상 동반성장위원회에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이 이뤄지면 실태조사와 이해당사자 간담회를 거쳐 1년 뒤 결과가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플랫폼 대기업들은 '규모의 경제'를 이용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려고 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소상공인과의 갈등을 꾸준히 겪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에는 퀵서비스·폐플라스틱 재활용·대리운전 등 업종을 대기업이 진출 못하게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이끌기 위해 지난 9월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국마트협회 등과 결성한 '쿠팡 시장 침탈저지 전국자영업비상대책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다.
이성원 사무총장은 "향후 퀵커머스 서비스에 대해서도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 예정"이라며 "국회는 온라인플랫폼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규제하는 법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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