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실상 올해가 전세대출 막차"…조급해진 세입자

DSR 규제 피한 전세대출, 내년부터 총량 규제 포함 전망
세입자 몰리면서 전세가격 상승세

하나은행이 전세자금 대출은 계속하되 신용대출과 부동산 대출 판매를 20일부터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실수요자에 대한 전세대출 지원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연합뉴스
하나은행이 전세자금 대출은 계속하되 신용대출과 부동산 대출 판매를 20일부터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실수요자에 대한 전세대출 지원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연합뉴스

전세대출이 정부가 발표한 대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에서 일단 빠졌지만 내년부터는 총량 규제에 다시 포함된다는 소식에 전세대출이 필요한 세입자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7일 금융위원회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실수요자 대출로 꼽히는 전세대출은 전날 발표한 DSR 규제 대상에서 일단 빠졌다. 다만 올해 말까지는 은행 등의 대출 총액 증가 한도 계산에서 제외해주지만, 내년부터는 총액 한도에는 포함해 증가세 관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금융위는 내년에도 가계 부채 증가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전세 대출도 DSR 40% 산정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내년엔 전세 대출을 포함해 가계 부채 증가율을 4~5%대 선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증가율은 약 7.5%에 달할 것으로 금융위는 전망하고 있다.

이에 더해 내년부터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전세자금대출과 신용대출도 분할상환이 사실상 확대된다. 대출을 받자마자 원금을 나눠 갚도록 은행들이 요구할 거라는 얘기다.

세입자들은 서둘러 전셋집 구하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사실상 올해가 전세대출 막차라는 판단에서다. 서울 한 공인중개사는 "그동안 주춤했던 세입자 문의가 어제부터 다시 급증했다. 집주인은 이달 초 전세 보증금을 5천만원 낮춰 내놨다가 재차 금액을 높이기도 했다"며 "전세대출이 규제에서 빠지면서 지금 계약을 해야 한다고 세입자들이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입대차법 시행과 입주물량 감소 등 영향으로 전세가격 상승세는 올해 내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전세가격은 0.1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7월 마지막주 (0.22%) 이후 상승폭은 약간 둔화되고 있지만 연초 대비 7.5%나 올랐다. KB국민은행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 통계를 봐도 7월 6억3천483만원에서 9월 6억5천365만원으로 계속 상승세다.

전세시장에선 연말 전세대출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오름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동구 금호동에서 영업 중인 한 공인중개사는 "내년에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더 적어 전셋값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 데다가, 대출이 언제 다시 막힐지 모른다는 세입자들의 불안감이 더해져 전셋값 초강세가 나타날 것을 점치는 중개사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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