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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 조문 행렬…이재명 "빛과 그림자 있는 것"

김종인 "외교에 커다란 족적"…박철언·노재봉·이홍구·정해창 6共 원로 인사 먼저 찾아
법적 사위 최태원 "마음 아파"…이준석 "진정성 있는 사과했다"

❶1987년 12월 17일 오전 노태우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자 대구시 동구 신용동 노 후보 생가 인근 주민들이 모여 축하잔치를 벌이고 있다. ❷1981년 7월 15일 오후 서부전선 한 부대 연병장에서 열린 노태우 육군 대장 전역식장에 부인 김옥숙 여사, 노모 김태향 여사가 나란히 앉아 있다. ❸1982년 7월 22일 노태우 내무부장관이 대구 강정취수장을 시찰하며, 이상희 대구시장으로부터 낙동강물막이 공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❹1987년 11월 25일 노태우 민주정의당 대통령 후보가 대구시 동구에 있는 부친(노병수)의 산소를 참배하며, 대통령 선거 출전을 고하는 잔을 올리고 있다. 매일신문DB
❶1987년 12월 17일 오전 노태우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자 대구시 동구 신용동 노 후보 생가 인근 주민들이 모여 축하잔치를 벌이고 있다. ❷1981년 7월 15일 오후 서부전선 한 부대 연병장에서 열린 노태우 육군 대장 전역식장에 부인 김옥숙 여사, 노모 김태향 여사가 나란히 앉아 있다. ❸1982년 7월 22일 노태우 내무부장관이 대구 강정취수장을 시찰하며, 이상희 대구시장으로부터 낙동강물막이 공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❹1987년 11월 25일 노태우 민주정의당 대통령 후보가 대구시 동구에 있는 부친(노병수)의 산소를 참배하며, 대통령 선거 출전을 고하는 잔을 올리고 있다. 매일신문DB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가 27일 오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지자, 정·재계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서 조문이 시작된 가운데, 장례식장 내부는 문재인 대통령, 전두환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등 각계 인사가 보낸 근조화환으로 가득 찼다.

상주석에는 부인 김옥순 여사,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등이 자리했다. 아들 노재헌 변호사는 이날 오전 영국에서 귀국한 후 정오쯤부터 빈소를 지켰다.

노 변호사는 취재진에게 고인의 생전 유지와 관련해 "국가에 대해 생각과 책임이 많았기 때문에 잘했던 일, 못했던 일 다 본인의 무한 책임이라 생각하고 계셨다"며 "특히 5·18 희생자에 대한 가슴 아픈 부분, 그 이후의 재임 시절 일어났던 여러 일에 대해서 본인의 책임과 과오가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노태우 정부 6공화국 원로들이 가장 먼저 조문에 나섰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박철언 전 국회의원, 노재봉 전 국무총리, 이홍구 전 국무총리, 정해창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 정구영 전 검찰총장 등이 잇따라 빈소를 찾았다.

노태우 정부에서 경제수석과 보건사회부 장관을 지낸 김종인 전 위원장은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으로서는 외교에 대해서 커다란 족적을 남기신 것 같다"고 했다.

정책보좌관, 정무 장관, 체육청소년부 장관 등을 지내며 이른바 '6공 황태자'로 불린 박철언 전 의원은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여러 가지 무리한 과잉진압을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노 전 대통령은 기소되지도 않았고 재판도 받지 않았다"며 노 전 대통령의 5·18 민주화운동 강제진압 연관성을 부인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노 전 대통령의 법적 사위인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최 회장은 영정 사진 앞에서 잠시 목례한 후 절을 했고, 최 회장과 이혼 소송 중인 노소영 관장은 상주석에서 이를 지켜봤다. 최 전 회장은 조문을 마치고 "마음이 상당히 아프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빈소를 찾아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준석 대표는 대변인 등과 함께 조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비록 노 전 대통령 당신께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건강이 안 좋아 직접 의사 표명할 기회가 없었지만 가족, 특히 아드님 노재헌 변호사는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가족을 대표해 사과하는 등 진정성 있는 노력을 경주했다"고 평가했다.

오후 원내부대표와 함께 조문한 김기현 원내대표도 "고인에 대한 평가는 각자 다를 수 있겠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대한민국에 큰 족적을 남긴 분"이라고 추도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대선주자들도 조문을 이어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날 오후 참배한 후 기자들과 만나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를 한 것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며 "빛과 그림자가 있다. 그러나 결코 그 빛의 크기가 그늘을 덮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오전에 조문을 마친 후 "노 전 대통령께서 돌아가심으로써 '1노3김'께서 다 떠나셨다"고 안타까워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 4인방은 이날 오후 열린 강원지역 합동토론회가 끝난 직후 상경해 조문했다.

지역 출신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대구경북 국민의힘 국회의원들도 빈소에 모습을 나타냈다.

정희용 의원(고령성주칠곡)이 가장 먼저 조문을 한데 이어 윤재옥(대구 달서구을)·추경호(대구 달성)·주호영(대구 수성구갑)·홍석준(대구 달서구갑)·김석기(경주) 의원 등이 차례로 다녀갔다.

윤재옥 의원은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유언에 공감이 많이 갔다. 고인처럼 정치인들도 자신의 과오에 대해 솔직하게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에선 권영진 대구시장과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구갑)이 달서구 두류공원 안병근올림픽기념유도관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빈소를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빈소를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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