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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회복' 시작해도 당장 해외여행은 쉽지 않다

백신 접종해도 현지서 확진되면 병원비·격리 숙박비 엄청난 부담
접종 허가 못 받은 만 12세 미만, 자가격리에 가족여행 엄두 못 내

대구공항 모습. 매일신문 DB
대구공항 모습. 매일신문 DB

정부의 '위드 코로나'와 관련해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지만, 당분간 해외여행은 쉽잖을 전망이다.

백신을 접종했다 하더라도 현지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될 경우 병원비와 격리에 따른 숙박비용 부담이 만만찮은 데다, 우리나라의 경우 만 12세 미만 아동에게는 백신 접종을 하지 않고 있다 보니 가족여행 엄두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행업계에서도 정부가 별다른 지침을 내놓지 않고 있다 보니, 꿈틀거리는 여행 잠재 수요가 직접 매출로 연결되지 못할까봐 발을 구르고 있다.

결혼하자마자 아이가 생긴 신혼부부 A(32) 씨는 "앞으로 몇 년 이상 해외여행이 어려울 거란 생각을 하니 갑갑하기만 하다"면서 "신혼여행마저도 코로나로 인해 제주도로 다녀왔는데 해외여행 문이 열리더라도 이젠 어린 아기 때문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고2와 중2 자녀를 둔 B(48) 씨도 "해외여행 빗장이 풀리기만을 기다렸지만 당분간 해외 가족여행은 난망할 전망"이라면서 "둘째 아이가 백신 접종을 꺼려하면서 방학을 맞아 해외로 떠나려던 계획은 기약 없이 연기됐다"고 말했다.

여행 중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는 문제가 심각해진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태국으로 여행을 떠났던 단체관광객 중 1명이 현지에서 확진되면서 병원비만 1천만원 이상에 육박한 데다, 함께 여행을 떠났던 관광객 모두 밀접접촉자로 분리돼 격리되면서 추가 숙박료를 별도 부담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해외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만만찮다. 서보익 서라벌여행사 대표는 "1년 반 넘게 근근이 국내여행 상품만으로 버텨왔는데, 이젠 해외 빗장이 열려도 해결해야 할 난관들이 산재해 있다"면서 "항공사나 질병청에 문의를 해봐도 대책 없이 원론적인 답변에 그치다 보니 정부가 여행업계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 주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한국은 사이판, 싱가포르와 격리 없이 관광할 수 있고, 괌, 태국, 미국, 일부 유럽지역 역시 백신접종자의 경우 자가 격리 없이 여행 가능하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백신 접종 허가가 나지 않은 만 12세 이하 아동이 문제다. 일부 국가는 부모가 모두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PCR 음성 검사서를 제출할 경우 자가 격리를 면제해 주지만, 한국에 돌아왔을 때 자녀가 2주간 자가 격리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질병청은 28일 새로운 백신 접종 계획을 밝힐 계획이지만 아직 12세 미만 어린이의 접종 계획은 없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12세 미만 어린이를 대상으로는 허가 받은 백신이 없다. 이번 시행 계획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추후 쓰일 수 있는 백신이 허가를 받으면 그 때 (접종 계획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답했다.

현재 사전예약을 접수 중인 16~17세 소아청소년 예약률은 62%이지만, 12~15세 소아청소년 예약률은 23.1%로 크게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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