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27일 강원권 합동 TV토론회에서 불꽃 튀는 공방전을 벌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상황에 따라 거론하며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부각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토론에 강점이 있는 유승민·원희룡 예비후보는 공세적 자세로 빅 2인 윤석열·홍준표 예비후보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또 윤 후보는 홍 후보에게 공세를 편 반면, 홍 후보는 전면전대신 수성에 초점을 맞춘 인상이었다.
토론회는 원 후보와 홍 후보가 '고교학점제'를 놓고 붙으면서 긴장도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원 후보가 입장을 묻자 홍 후보는 "나는 안 하면 된다. 뭘 복잡하게 생각하느냐"고 되물었고, 원 후보의 "무슨 이유냐"라는 거듭된 질문에 홍 후보는 "인성도 가르쳐야 하고. 전교조가 통제 수단으로 쓰고…반대다"라고 못 박았다.
원 후보는 "고교학점제 처음 들은 거 아니냐"고 추궁했고, 홍 후보는 "내가 대통령 되면 전부 바꾸면 되니 큰 관심 없다"고 맞받아쳤다.
유 후보도 홍 후보에 화살을 겨눴다. 그는 "안보 강조하는 데 모병제로 가는 게 맞느냐"고 했고, 홍 후보는 "대만 18년, 미국 5년이 걸렸다. 단계적 전환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유 후보는 "저소득층·저학력층 가난한 집 아이들만 군대 간다. 국방의 의무 신성한 건데, 이런 시스템이 되면 그렇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홍 후보는 "선거 때마다 군 복무 단축 공약했는데 당나라 군대가 됐다. 관심사병 얼마나 많으냐. 강군을 만들려면 모병제 해야 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홍 후보의 대학입시 '정시 100%' 공약을 놓고도 논란이 벌어졌다. 유 후보가 "수능 100% 공정한 방법 같아도 부작용이 엄청나다. 학교교육 황폐화 된다"고 하자, 홍 후보는 "내신 없애야 한다. 내신 가지고 전교조가 학생 장악의 수단으로 쓴다"고 받아쳤다.
홍 후보는 정책에 집중했다. 윤 후보를 향해 "정권이 바뀌면 제일 먼저 할 게 4강 외교인 데 어떤 식으로 하겠느냐"고 질문했고, 윤 후보는 미·일·러·중을 하나씩 거론하며 원론적 수준의 답변을 내놓았다.
홍 후보가 대일 관계와 관련, "일본과는 과거 묻고 미래로 가자는 생각이다"라고 하자, 윤 후보는 "과거 물어야하는 데 일본과도 교류는 꾸준히 해야 한다"고 비슷한 인식을 드러냈다.
윤 후보가 고발 사주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손준성 대구고검 검사에 대해 "체포영장 기각됐는데 구속영장을 청구한 건 검사 생활 28년에 처음 봤다"고 하자, 원 후보는 "왜 나에게 묻는지 모르겠다. 각론은 모르겠고, 총론은 부당한 압력 이겨내시기 바란다"고 했다.
반면 홍 후보는 "참 딱하다는 생각 드는 데 여기 대선 토론장이다. 본인이 수사할 때는 정당하고 수사 당할 때는 정치공작이냐"라고 비꼬았다.
대통령 자질론도 쟁점이 됐다. 윤 후보는 홍 후보를 향해 "정치인으로서 장점 많으신데 가까이 근무했던 사람 떠나는 일이 많다"고 했다. 홍 후보는 "정치하면서 계파 속해보지 않았다. 26년 동안 졸개 되 본 적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배신은 두 번 당해봤다"며 윤 후보 캠프에 합류한 과거 자신의 측근을 환기했다.
홍 후보가 "윤 후보 측에 왔다 갔다 하기에 지난 3월 불러서 가라고 했다"고 뼈있는 한마디를 하자, 윤 후보는 "3월에 (정치에) 나가지도 않았다"며 "말씀을 함부로 하신다거나 독선적이라는 그런 지적도 있는 데…"라고 꼬집었다.
홍 후보는 "윤 후보 진영에 있는 분들은 구태 기득권 정치인 전형이다. 대선 경선은 당원과 국민의 잔치이다. 10년 전에 하듯 구태 정치인들이 하는 거예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후보와 홍 후보는 탄소세를 놓고 지난 토론회의 수소 공방에 이어 위험수위의 말다툼을 벌였다. 원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탄소세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의하자, 홍 후보는 "이재명 하고 붙을 때 얘기하겠다. 원희룡 정책 물으라"고 되받았다.
원 후보는 이와 관련한 질문을 10차례 가까이 추궁하듯 던졌다. 홍 후보는 '야비'라는 표현을 대여섯 차례 써가며 강하게 맞붙었고, 마이크가 꺼진 뒤에도 고성이 이어졌다.
한편, 토론회는 3차 맞수토론(29일), 서울·경기 종합토론(31일) 일정만 남겨뒀다. 일반여론조사는 내달 3∼4일 실시된다. 1∼4일 진행되는 선거인단 모바일·전화 투표 결과와 각각 50%씩 더해 5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후보를 최종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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